[광주=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고참인데도 준비하고 훈련하는 태도가 남다르다. 시간도 길고, 양도 많다."
건곤일척의 승부가 걸린 3점차. 상대는 팀을 대표하는 소크라테스-최형우. 사령탑의 선택은 외국인 투수가 아니라 데뷔 18년차 노장투수 진해수(36)였다.
진해수는 8일 KIA 타이거즈전에서 6-3으로 앞선 6회 1사 1,2루에서 선발 플럿코의 마운드를 이어받아 두 타자를 연속 범타 처리했다. 이후 LG가 10-3까지 점수차를 벌려나간 것을 감안하면 이날의 승부처였다.
류지현 LG 감독은 "작년엔 김대유가 기대 이상의 퍼포먼스를 보여줬는데, 올해는 진해수 컨디션이 더 좋다. 강렬한 퍼포먼스를 가진 선수는 아니지만 묵묵한 꾸준함이 장점"이라고 했다.
진해수는 LG 팀내에서 누구보다도 많은 양의 훈련을 길게 소화하는 선수다. 훈련시간 외에도 실내연습장에서 네트 스로우를 하며 감각을 유지한다.
야구를 오래한 베테랑들에게서 종종 엿보이는 '편하게, 요령있게' 하는 모습이 전혀 없다고.
류 감독은 "그 꾸준함, 성실함은 박수받아 마땅하다. 그 나이에도 기량을 유지하는 비결이 있다면 그 노력이 비결"이라고 설명했다. 전날 "소크라테스, 최형우가 약한 코스와 구종을 연구해 초점을 맞춰서 던졌다"는 진해수의 말과도 맞닿는다.
전날 플럿코가 교체될 당시의 투구수는 85구에 불과했다. 류 감독은 "마음 같아선 늘 7이닝 갔으면 한다. 타선이 3바퀴째 도니까, 바로바로 승부하지 못하고 버거워하더라"며 한숨을 쉬었다. 잘 던지던 때의 좋은 느낌을 유지한 채 교체되는 게 낫다는 것. 대체로 '신뢰의 리더십'에 가까운 평소 스타일과는 다른 승부수다.
이어 "앞서 개막시리즈 때도 진해수의 공에 소크라테스가 타이밍을 못맞추는 느낌이 있었다. 개인적으론 강렬하게 남은 기억"이라며 "차라리 해수 쪽에 포커스를 맞춰주는게 맞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광주=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