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메이저리그(MLB) 역사상 가장 느린 공을 쳐서 홈런을 만든 타자가 나왔다. 공교롭게도 통산 타율 1할8푼1리, 대표적인 수비형 포수가 진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카일 히가시오카(뉴욕 양키스)는 13일(한국 시각) 미국 뉴욕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린 시카고 컵스전에서 홈런 2개를 치며 팀의 18대4 대승을 이끌었다.
이날 9회초 친 홈런은 메이저리그 기록에 히가시오카의 이름을 남기게 됐다. 컵스는 점수차가 크게 벌어지자 투수 대신 1루수 프랭크 스윈델을 마운드에 올렸고, 히가시오카는 스윈델의 시속 35.1마일(약 56.5㎞) 직구를 통타해 좌측 담장을 넘겼다.
앞에 '1'이 생략된 것이 아니다. 56.5㎞는 얼마나 느린 공일까. 가장 느린 공으로 꼽히는 너클볼이나 슬로 커브도 보통 110㎞ 안팎이다. 간혹 '초슬로커브'가 나와도 80㎞는 넘기 마련이다. 56.5㎞면 이미 '직구'도, '빠른볼(fastball)'도 아닌 셈.
메이저리그 공식 통계 사이트인 스탯캐스트가 문을 연 이래 '가장 느린 공을 친 홈런'으로 기록됐다. 종전 기록은 43.9마일(약 70.7㎞)였다.
경기 후 히가시오카는 "재미있었다. 듣기로 너클볼을 치는 방법은 '기다려라(Stay back), 기다려라, 기다려라'라고 하더라. 난 그 느린 공을 정확히 칠 수 있었다"고 했다.
이어 이날 첫 홈런에 앞서 트레비노에게 타격 조언을 받았다며 "이 홈런의 영광을 트레비노에게 돌리겠다"고 덧붙였다.
히가시오카는 2017년 데뷔, 올해로 빅리그 6번째 시즌을 보내고 있다. 블로킹 등 수비 기본기와 볼배합 등 수비적 측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 선수지만, '타격 재능이 없다'는 말이 나올 만큼 타율이 낮다. 통산 타율이 1할8푼1리에 불과하다. 지난해 67경기 193타석이 역대 최다 출장일 만큼, 주로 백업 포수로 활동했다.
올시즌엔 누가 주전이랄 것 없이 호세 트레비노와 마스크를 나눠쓰고 있다. 올시즌 양키스에 합류한 트레비노의 타율은 3할9리, OPS(출루율+장타율)은 0.861에 달한다.
반면 히가시오카의 올해 타격 성적은 타율 1할7푼2리(93타수 16안타) OPS 0.505에 불과하다. 5타수 3안타(홈런 2) 2타점이란 이날의 타격 성적은 커리어 역사상에 꼽힐 만큼 이질적이다. 통산 홈런은 22개. 이날 때린 2개의 홈런은 히가시오카의 시즌 1,2호 아치였다. 통산 홈런은 22개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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