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메이저리그 구단이 아시아 출신 타자를 평가할 때 삼는 주요 기준 하나는 삼진율이다.
삼진율은 삼진을 타석으로 나눈 값이다. 10번 타석에 들어가 2번 삼진을 당했다면 삼진율은 20%다. 물론 삼진율이 작을수록 평가는 좋다. 삼진이 적다는 건 컨택트 능력이 뛰어나고 선구안이 좋다는 걸 의미한다.
이 부분을 중점적으로 어필한다면 이정후(키움 히어로즈)는 메이저리그 구단들에 매력적인 타자가 아닐 수 없다. 올시즌 삼진율이 가장 낮은 타자가 바로 이정후다. 13일 현재 4.6%의 삼진율을 나타내고 있다. 259타석에서 12번 삼진을 당했다.
이어 두산 허경민(7.9%), 롯데 안치홍(8.8%), KIA 김선빈(9.0%), 삼성 호세 피렐라(9.2%) 순으로 삼진율이 낮다. 맞히는 능력과 선구안에서 '톱'을 다투는 선수들 가운데 이정후가 단연 압도적이다. 올시즌 최고의 외인타자로 꼽히는 피렐라와 비교해도 절반 밖에 안된다.
이정후의 삼진율은 데뷔 시즌인 2017년부터 10.8→11.2→6.4→7.6→6.8%로 대체적으로 감소세를 나타냈다. 올해까지 통산 삼진율은 8.2%다. 컨택트 능력 역대 최고봉으로 꼽히는 장효조(8.0%)와 비교해도 손색없는 수준이다.
단순히 삼진율이 적다는 것만으로 이정후의 타격 능력을 설명할 순 없다. 맞히는 능력이 뛰어나도 안타를 만들어내지 못하면 별 쓸모가 없다. 하지만 이정후는 올해도 3할 타율을 유지하고 있다. 이날 현재 타율 0.329(228타수 75안타)로 이 부문 5위에 올라 있다.
통산 타율은 0.340으로 통산 2000타석 이상 타자들 가운데 1위다. 지난해까지 5년 연속 163개 이상의 안타를 때려냈다. 올해도 지금과 같은 페이스라면 177안타를 만들어낼 수 있다. 역대 최연소, 최소경기 통산 1000안타도 빠르면 전반기가 끝나는 7월 14일 이전 달성할 수 있다. 이정후는 통산 958안타를 쳐 1000안타까지 42개가 남았고, 키움의 잔여 전반기 일정은 27경기다.
박병호(KT 위즈)가 2016년 미네소타 트윈스에 입단할 때 그의 강점은 장타력이었다. 2012~2015년까지 4년 연속 홈런왕에 오른 박병호는 당시 홈런 한 방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뿜어내며 메이저리그에 어필했다. 2015년 161삼진을 당해 삼진율이 25.9%에 달했지만, 그건 평가 요소가 될 수 없었다.
6년이 흐른 올해도 마찬가지다. 박병호는 17홈런으로 이 부문 단독 선두를 달리고 있다. 2위 그룹과 6개 차이다. 박병호의 삼진율은 무려 30.1%다. 236타석에 들어가 71번 삼진을 당했다. 지난 12일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3타석 3삼진을 당하는 등 최근 타격감이 좋지 않지만, 그렇다고 삼진 자체를 놓고 박병호를 평가절하할 사람은 없다. 그는 홈런타자다.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려면 뭔가 특별한 게 있어야 한다. 내년 시즌을 마치면 풀타임 7시즌을 채워 해외진출 자격을 얻는 이정후가 메이저리그에 자랑할 수 있는 강점은 낮은 삼진율, 즉 컨택트 능력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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