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SSG 랜더스 김원형 감독은 당장의 변화는 없다고 했다. 마무리 투수에 대한 구상이다.
SSG의 시즌 초반 마무리 투수는 좌완 김택형이었다. 김택형은 4월 한달에만 10개의 세이브를 챙겼다. 월간 성적은 13⅓이닝 1실점 평균자책점 0.68에 불과했다. 5월 중순까지 15세이브를 챙긴 김택형은 리그 세이브 부문 개인 타이틀 경쟁에서도 월등히 앞서갔다. 팀 성적 영향이 컸다. SSG가 개막전부터 1위를 달리는 과정에서, 연일 타이트한 접전이 이어졌고 그만큼 많은 세이브 찬스가 만들어졌다. 김택형은 호투를 펼치면서 마무리 투수로 강력한 인상을 남겼다.
하지만 부상에 발목 잡혔다. 전완근 미세 손상 진단을 받으면서 5월 17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고, 김원형 감독은 불펜 구성원 중 서진용을 마무리로 낙점했다. 2019시즌에 33세이브를 거뒀던 서진용은 마무리로도 풍부한 경험을 가지고 있는 투수다. 서진용은 5월 19일 두산 베어스전(1⅔이닝 무실점)에서 시즌 첫 세이브를 올린 이후 마무리 투수 역할을 맡고 있다.
3주 가까이 전력에서 이탈했던 김택형은 부상 회복 후 지난 7일 복귀했다. 복귀 후 성적은 4경기 1승1홀드 평균자책점 3.86이다. 김택형은 복귀 후 마무리로 뛰지 않고 있다. 여전히 세이브 상황 혹은 승리 가능성이 있는 상황에서는 서진용이 마무리로 나오고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뒷문'이 불안한 모습도 여러 차례 노출된 SSG다. 서진용은 지난 9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에서 4-4 동점 상황이던 9회말 등판해 선두타자 손이섭에게 안타를 허용한 이후 위기에서 양의지에게 끝내기 안타를 맞아 패전 투수가 됐다. 12일 인천 한화 이글스전에서도 13-10, 3점 차 상황에서 9회초에 등판한 서진용이 2루타와 내야 안타, 볼넷으로 만루를 만든 이후 권광민과의 승부에서 밀어내기 볼넷으로 실점하는 장면도 나왔다. 위기 상황에서 변화구 승부를 택했는데, 제구가 되지 않는 모습이었다. 추가 실점은 하지 않고 경기를 끝내면서 세이브는 챙겼지만 끝맛은 다소 씁쓸했다.
김원형 감독은 당분간도 서진용을 마무리로, 김택형은 서진용 앞 상황에서 기용하는 것을 원칙을 내세웠다. 김원형 감독은 12일 경기전 인터뷰에서 "김택형이 돌아오고 나서 잘하고 있다. 부상 부위도 공을 던지고 나서 아프지 않다고 하니 다행이다. 경기력이 좋아졌다"면서도 "당분간은 서진용이 마무리 상황에 나간다"고 했다. 김택형의 부담을 덜어주는 동시에, 좌완인 김택형의 활용폭을 넓히는 것에 무게를 둔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여전히 경기별 상황에 따른 유연한 마무리 기용 가능성은 열려있다. 선두 유지와 방어가 최우선인만큼 가장 효율적인 필승조 자리 배치를 통해 불펜 과부하를 줄여야, 후반기 계산까지 수월해진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