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안경 에이스' 박세웅(27)이 '대투수' 양현종(34)과의 맞대결에서 판정승을 거뒀다.
23일 광주 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마치 열대지방을 연상시키는 날씨였다. 하늘을 가득 메우는 폭우가 스콜마냥 여러차례 그라운드를 엄습했다.
하지만 자연은 서로에게 공평한 것. 마지막까지 흔들리지 않은 쪽이 리드를 점했다. 양현종과 박세웅, 리그를 대표하는 두 토종 에이스의 만남에 걸맞은 날씨는 아니었다.
이틀간의 혈전으로 양팀 모두 불펜은 지칠대로 지친 상황. 김종국 KIA 감독과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은 "오늘 마무리(정해영, 최준용)는 던지지 못할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전날 정해영은 두 경기에 모두 등판했고, 전날 경기가 연장전으로 진행되면서 29구를 던졌다. 최준용은 두차례 만루 위기를 막아내느라 무려 37구를 기록했다.
에이스 맞대결인데다 최대한 많은 이닝을 버텨줘야하는 경기. 중압감이 만만찮았지만, 두 사람 역시 각오가 남달랐다. 공격적으로 스트라이크존을 공략하며 3회까지 양현종의 투구수는 34구, 박세웅은 26구에 불과했다. 특히 박세웅은 1회 신인 유격수 한태양의 송구 실책이 나왔고, 3회 실책에 가까운 내야안타가 한번 더 나왔음에도 흔들리지 않고 이겨냈다.
다만 4회초 경기 직전 쏟아진 폭우가 변수가 됐다. 주심은 잠시 경기를 중단시켰지만, 날씨를 확인한 뒤 곧바로 경기를 재개했다. 양현종은 한차례 흐름이 끊긴데다, 빗속에서 투구하느라 컨디션이 급격히 흔들렸다. 안타와 도루로 맞이한 1사 3루의 위기에서 전준우에게 적시타를 허용하며 선취점을 내줬다.
한번 잃어버린 감각은 쉽게 돌아오지 않았다. 양현종은 5회에도 안치홍에게 2타점 2루타를 얻어맞았고, 이어진 1사 1,3루 위기에서 이대호의 땅볼 때 1점을 더 내줬다. 6회까지 투구수 100구로 잘 버텼지만, 이날 기록은 6이닝 7안타 4실점. 대투수의 이름값을 감안하면 아쉬운 결과였다.
5회까지 쾌투하던 박세웅도 6회 흔들렸다. 2사까지 잡아놓은 뒤 이창진 소크라테스에게 연속 안타를 내줬고, 나성범에게 2타점 2루타를 허용했다. 하지만 최형우를 잡아내며 6이닝 2실점으로 이날 투구를 마쳤다.
쏟아지는 빗속, 양현종과의 매치업이라는 중압감을 이겨낸 우중혈투 속 우세. 다만 불펜이 무너지며 동점을 허용, 5월 10일 NC 다이노스전 이후 44일째 무승 기록은 계속 이어졌다.
다만 이날 승리는 8회 대거 5득점으로 승부를 뒤집은 KIA에게 돌아갔다. 결승타의 주인공은 KIA 나성범이었다.
광주=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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