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4년 만에 배우로 돌아왔다. '식샤를 합시다3' 이후 군입대해 복무했던 윤두준은 하이라이트 활동과 함께 드라마 '구필수는 없다'로 배우 복귀까지 이루는 등 30대의 새 장을 열었다.
최근 종영한 ENA 드라마 '구필수는 없다'(손근주 이해리 극본, 최도훈 육정용 연출)는 가족은 있지만 살 집은 없는 치킨가게 사장 구필수(곽도원)와 아이템은 있지만 창업할 돈은 없는 청년 사업가 정석(윤두준)이 티격태격 펼쳐나가는 생활밀착형 휴먼 코미디 드라마. 구필수의 성장과 정석의 성장을 동시에 그려냈고 여기에 코믹까지 살려냈다. 최고 시청률은 0.9%대로 저조했지만, 넷플릭스 등 동시 공개 플랫폼에서 꾸준히 상위권을 유지하며 호평받았다.
최근 서울 서초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윤두준은 7개월의 오랜 촬영을 마치고 처음으로 취재진 앞에 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멤버들과 함께 하는 인터뷰가 아닌, 단독 인터뷰를 처음"이라던 윤두준은 '구필수는 없다'를 마치는 소감을 털어놨다. 그는 "생각보다 오래 촬영해 체력적으로는 힘들었지만, 그만큼 보람이 있었고 여러가지로 배울 수 있던 시간이라 도움도 됐다. 연기뿐만 아니라 활동하는데 있어서도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다른 것도 할 수 있겠다는 용기를 얻은 작품이라 여러모로 감사한 시간이었다"고 밝혔다.
'구필수는 없다'는 4년 만의 복귀작이다. 오랜 기간 연기를 하지 않았던 그가 다시 활동을 재개하게 된 것. 첫 연기 작품이었던 '식샤를 합시다 시즌1'을 가져운 마음으로 시작했다는 윤두준은 이후 느꼈던 무게감과 책임감을 '구필수는 없다'를 통해서도 다시 찾았다. 윤두준은 "전역하고 거의 2년 만에 촬영을 하게 됐는데, 캐릭터가 성정하는 캐릭터다 보니 16부작을 캐릭터의 성장하는 것에 대한 나름의 도전 정신도 있었고, 여러 면에서 다방면에서 도움이 됐던 시간이었다"며 "촬영장 가기 전에 걱정은 정말 많이 했다. '어떤 느낌일까' 싶었다. 곽도원 선배님과 감독님께 도움을 많이 받았다. 4년이 짧은 시간도 아니고, 긴 시간도 아니지만 그래도 연기의 트렌드가 바뀌기에 충분한 시간이고, 실제로 장르도 다양하게 생기고 연기 스타일도 많이 바뀌는 것 같아서 거기서 오는 두려움이 있었다. 제가 열심히 해도 시청자들은 '왜 저렇게 해' 하실 수 있으니까. 그래도 막상 시작하니 그건 미뤄두게 됐다"고 설명했다.
걱정했지만, 반응은 안정적이었다. 남녀노소 모두가 즐길 수 있던 작품인 덕에 처음으로 부모님의 칭찬까지 받았다. 윤두준은 "부모님이 처음으로 '되게 재미있게 봤다'고 하셨다. 그동안 많은 장르를 찍었는데, 로맨틱코미디도 있고 하니까 부모님 취향엔 안 맞았나 보다. '아들 나온 것 중에 제일 재미있게 봤어'하시더라. 이번에는 끝까지 다 보셨다고 하시기에 확실히 어머니, 아버지 세대들이 재미있게 봐주시는 것 같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곽도원과의 촬영은 극중 정석에게도 현실의 윤두준에게도 많은 가르침을 줬다. 정석이 구필수와 함께하며 그동안 놓치고 있던 진리를 깨달아갔다면, 곽도원과 함께하는 윤두준은 촬영장에서의 '꼼꼼함'을 배울 수 있었다고. 윤두준은 "단어 하나, 지문 하나까지 꼼꼼하게 보신다. 계속 의심하고, 완벽주의자처럼 납득이 될 때까지 수정하고 해보고, 저랑도 계속 얘기하고, 그래서 처음엔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의심도 됐는지, 지나고 보니 그렇게 안하면 안됐던 순간들이 많더라. 작품을 모니터했을 때 '이런 순간들 때문에 이 장면이 납득되는구나'하는 것들이 생겼다. 원래부터 사실 가지고 있어야 했던 마음가짐이인데, 잊고 지내다가 다시 한 번 좋은 분을 만나서 깨달은 것처럼 유익한 시간이었다"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후배 정동원과의 호흡은 과거를 생각하게 하기도. 윤두준은 "촬영장에서 가장 가깝게 지냈다. 저랑 그나마 가장 친하다고 생각해서 그런지, 이런 저런 얘기도 하고 장난도 치는데 그러면서도 촬영에 들어가면 눈빛이 매서워지는 걸 보면서 '얘는 끼가 엄청나구나' 생각을 했다. 사촌동생 같은 느낌인데, 평소와 달리 촬영에 들어가고 모니터하는 걸 보면 눈빛이 달라진다. 재능이 어마무시한 친구인 것 같다. 연기에 대한 고민도 없다. 그 친구는 그냥 겁이 없다. '그냥 다 하면 되죠. 해볼게요'하는 친구라 오히려 옆에서 제가 많이 배운다. 저런 '깡다구'가 필요구나를 느꼈다. 시스템은 적응이 필요하지만, 금방 적응해 날아다니는게 대단하다고 느꼈다. 괜히 전국민을 사로잡은 친구가 아니지 않나 그런 생각도 했다"고 말했다.
'구필수는 없다' 속 정석이 변화를 맞이한 것처럼, 윤두준도 생각의 전환을 맞았다. 윤두준은 "이제야 다른 장르도 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 지금도 물론 벅차지만, 사실은 제가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게 아니니까. 주어진 시간은 한정적이고, 그러다 보니 하고 싶은 것들이 있으면 말해보려고 하고 있다. 패기 넘치고, 어떻게 보면 건방져보일까 생각했지만 '이것은 하고 싶다'기보다는 '좋아한다'는 말씀은 드릴 수 있을 것 같다. 장르물, 심리극을 너무 좋아한다. 보는 것도 좋아하는데 '내가 이걸 촬영하면 어떨까?'하는 궁금증이 진짜 큰 것 같다. '내가 어디까지 할 수 있을까. 어려울 것 같은데, 하지만 기회가 온다면 도전해보고 싶다'는 그런 욕심을 많이 생각했던 것 같다"고 했다.
다시 하이라이트로 돌아온 윤두준은 다양한 활동으로 시청자들과 팬들을 만날 예정이라고. 윤두준은 "하이라이트 활동을 다양하게 해보고 싶다. 개인적으로도 혼자 운영하는 유튜브를 더 찍어보고 싶다"며 "오래 강렬하지 않아도 미소가 지어지고, 그런 분들이 많지 않나. '누구' 했을 때 그런 에너지를 가진 사람이 되고 싶다. 가수로서는 조금 더 많은 것을 느껴서 다양한 것을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도 강해서 그렇게 준비를 하고 있다. 배우로서는 아직까지 다음 작품에 대한 계획이 없기 때문에 제가 했던 것을 복기하며 예전 것들도 찾아보고 좋은 작품을 공부하는 게 먼저일 것 같다"고 말해 앞으로의 활동을 기대하게 했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