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K리그1 득점왕 판도가 흔들린다.
'득점 선두' 무고사(인천)가 K리그를 떠났다. 무고사는 일본 J리그 비셀 고베로 이적했다. 무고사는 2022시즌 K리그1 득점 경쟁 구도를 주도했다. 18경기에서 14골을 폭발, 경기당 득점이 0.77골에 달한다. 무고사는 꾸준한 득점력으로 줄곧 득점왕 레이스에서 맨 앞에 있었다. 그런 무고사의 이탈로 득점왕 구도가 바뀐다. '토종 천하'로 재편된다. 무고사가 워낙 압도적인 페이스로 주목을 받았지만, 올 시즌 득점왕 경쟁은 토종 바람이 거세다. 올 시즌 득점 톱5를 보면 무고사를 제외하고 모두 국내파 공격수다. 20라운드 기준으로, 주민규(제주)가 12골로 2위, 조규성(김천)이 11골로 3위에 올라 있다. 김대원(강원) 엄원상(울산) 이승우(수원FC)가 8골로 그 뒤을 잇고 있다. 톱10으로 범위를 넓혀도 외국인 선수는 무고사, 레오나르도(7골) 아마노(6골·이상 울산)까지 단 3명 뿐이다. 지난 시즌 맹활약을 펼쳤던 라스(수원FC·2골), 일류첸코(2골), 구스타보(4골·이상 전북)는 처져있다.
토종 선수 중에서도 단연 '디펜딩 득점왕' 주민규에 눈길이 모아진다. 지난 시즌 22골로 생애 첫 득점왕을 수상했던 주민규는 초반 다소 주춤했지만, 최근 놀라운 활약으로 득점 2위까지 올랐다. 선수들과의 호흡이나 득점 감각, 모든 면에서 물이 올랐다. 경기당 0.63골을 기록 중인 현재 흐름만 놓고본다면 4~5경기 안에 무고사를 뛰어넘을 공산이 크다. 주민규가 득점왕을 차지할 경우, 이동국 김도훈 김현석 등 '레전드'들도 하지 못한 2년 연속 득점왕에 오른 K리그 첫 토종 선수가 된다. 지금까지 득점왕을 연속으로 수상한 것은 2011~2013년까지 3년 연속 오른 데얀(당시 서울)이 유일하다.
조규성도 주목할 후보다. 벤투호를 다녀온 후 자신감이 확 업그레이드가 된 조규성은 11골을 넣으며, 생애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대표팀 일정과 전역 등 변수가 있기는 하지만, 현재 조규성은 동료들의 패스를 마무리하는 것은 물론 혼자서 찬스를 만들 수 있는 선수로 성장한만큼 앞으로도 계속 득점포를 가동할 공산이 크다. 다만 최근 득점 레이스가 다소 더딘 것이 아쉽다.
주민규와 조규성이 정통 스트라이커라면, 그 뒤에는 '가짜 7번(측면을 기반으로 한 공격수)'들이 초강세를 보이고 있다. 김대원 엄원상 이승우는 모두 측면에서 중앙으로 이동하며 득점 기회를 만드는 선수들이다. 올 시즌 탁월한 득점력을 보이며, 스트라이커 이상의 득점을 올리고 있다. 특히 이승우는 4경기 연속골을 폭발시켜, 단숨에 득점 상위권에 오르며 득점왕 경쟁의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