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은퇴를 앞두고 가장 아쉬운 사람은 누구보다 본인이겠지만, 이대호는 요즘 '행복한 시달림'을 겪고 있다.
은퇴를 하지 말라는 팬들의 만류. 거기에 올 시즌 개인 성적까지 좋은 상태라 40대에 타격 타이틀 홀더가 되는 것 아니냐는 기대까지 받고 있다. 이대호는 6일까지 리그 타율 1위(0.350), 최다 안타 1위(103개)에 올라있다. 가장 가까운 경쟁자는 키움 히어로즈 이정후다. 이정후는 타율 3할4푼2리로 2위, 102안타로 2위에 올라있다. 최근까지 최다 안타 1위를 기록 중이던 KIA 타이거즈 소크라테스 브리토(101개)는 부상으로 한달 이상 결장이 예상되는 상황이라 사실상 경쟁에서 밀려났다.
때문에 이대호가 은퇴 시즌에 타격 타이틀을 수상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는 것 아니냐는 예측도 있다. 지금까지의 성적으로는 불가능이 아니다. 시즌 절반 이상을 지났는데도 최상위권에서 위치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대호는 단호했다. "솔직히 제가 타이틀을 하기는 힘들다"고 했다. 이대호는 "이정후 선수는 워낙 잘 치는 타자고, 또 발도 빠르고 내야 안타도 많다. 저는 내야 안타 같은 게 잘 나오지 않는다"면서 "아직 70경기 정도나 남았는데 벌써부터 그것을 생각하고 있는 게 아니다. 저의 마지막 시즌에 좋은 승리를 내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타이틀 생각은 하나도 안하고 있는데 자꾸 주위에서 (이야기 한다). 기사 좀 쓰지 말아달라"며 손사레를 쳤다. 마지막 시즌인만큼 타이틀 경쟁은 전혀 신경쓰지 않고, 매 경기 미련 없는 결과는 남기는데 집중하겠다는 뜻이다. 성적은 그에 수반되는 성과일 뿐이다.
'은퇴를 다시 생각해보면 안되냐'는 이야기는 팬들만 하는 게 아니다. 절친한 후배들도 만류하고 있다. 그러나 이대호는 생각을 바꿀 마음이 전혀 없다고 한다.
"(은퇴를)아쉬워하는 후배들과 시즌이 끝나면 같이 좋은 자리를 마련하려고 준비하고 있다"는 그는 "처음에도 이야기 했었지만 제가 은퇴를 한다고 말을 뱉지 않았나. 후배들에게 기회를 주겠다고 이미 말을 했는데, (야구를)잘한다고 다시 하고 이런 건 좀 아닌 것 같다. 마지막까지 부상만 안당하고 최대한 많이 경기에 뛰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이대호의 어조는 분명했고, 스스로 생각하는 '피날레'에 대한 확신이 있어 보였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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