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축구 명가' 수원 삼성은 올 시즌 부진의 늪에 빠져있다.
11일 현재 K리그1 12개 팀 중 11위(4승8무9패·승점 20)에 처져있다. 지난 4월 중순 박건하 전 감독이 성적 부진으로 자진사퇴한 뒤 '소방수'로 투입된 이병근 감독 선임 효과는 반짝이었다. 3승1패 이후 8경기 연속 무승(4무4패)에 허덕이고 있다. 지난 10일 포항 원정 결과는 0대1 석패였다. 그러나 경기 내용은 처참했다. 사리치와 마나부는 외국인 선수라 부르기 민망할 정도의 경기력을 보였고, 이번 시즌 가장 큰 숙제인 골 결정력 부재는 여전했다. 베테랑 염기훈은 후반 시작하자마자 교체투입된 뒤 26분 만에 재교체되는 굴욕을 겪기도. 결과적으로 이 감독은 교체카드 한 장을 날린 셈이 됐다. 결정력도 결정력이지만, 패스미스 남발을 통한 공격 전개 과정은 수원의 문제점이 확연히 드러난 대목이었다.
이 감독은 "어려운 상황으로 흘러가고 있다. 어려운 고비를 선수들이 넘겼으면 좋겠는데 쉽지 않은 것 같다. 이 고비를 이겨낼 수 있는 힘을 길러내야 한다. 스스로가 이겨내려는 의지가 필요한 것 같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래도 아직 반등할 여지는 충분히 남아있다. 17경기가 더 남았다. 파이널 A(상위 스플릿) 마지노선인 6위 수원FC(승점 28)와의 승점차는 8점에 불과하다. 2년 연속 K리그2(2부 리그) 득점왕 출신 안병준이 이적 이후 두 경기 연속 출전시간을 늘려가며 적응하고 있고, 김건희 오현규 전진우 등 젊은 선수들의 잠재력이 폭발할 경우 공격력이 살아날 수 있다.
하지만 경기장 밖의 상황은 이미 '강등' 수준이다. 지난달 말 일부 수원 팬의 FC서울 팬 폭행 논란이 채 아물지 않은 가운데 '자중지란'이 일어나고 있다.
지난 10일 포항 원정 응원을 온 일부 수원 팬이 경기가 끝난 뒤 라커룸으로 들어가던 김대한 골키퍼 코치에게 욕설을 퍼부었다. 가뜩이나 부진 탈출에 실패해 기분이 좋지 않던 김 코치도 참지 못하고 욕설을 한 팬과 언쟁을 벌이다 라커룸으로 들어갔다.
그러자 수원 팬들조차도 사이가 틀어졌다. 코치와 언쟁을 벌인 팬과 선수-코칭스태프에 욕설을 자제하라는 팬 사이에서도 언쟁이 펼쳐져 안전요원들이 개입한 뒤에야 일단락 됐다. 이 사태는 김종민 프로축구연맹 경기감독관이 현장에서 지켜보고 있었다.
수원 선수들과 코칭스태프는 좀처럼 탈출구가 보이지 않는 긴 어둠의 터널 속에서도 자신감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 중이다. 이럴 때일수록 경기장 밖에서 용기와 자신감을 불어넣어주는 팬들이 필요하다. 포항전이 끝난 뒤 풀이 죽은 채 버스에 올라타려는 선수들을 향해 "괜찮다", "힘내라"며 박수를 보낸 일부 수원 팬들처럼 말이다. 포항=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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