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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간 8G 출전→'득점권 3할' 내야 감초…27세 이호연은 아직도 성장중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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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롯데 자이언츠 외야에 황성빈(25)이 있다면, 내야에는 이호연(27)이 있다.

올해 롯데는 본격적으로 젊은팀으로 변모했다. 하지만 시즌전 이호연에게 주목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군복무를 마친 대졸 유망주. 지난해 퓨처스리그 타율이 2할2푼에 불과했다. 이학주부터 배성근 김민수까지 노골적인 유격수 경쟁이 펼쳐졌지만, 이호연의 존재감은 '0'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서튼 감독의 굳건한 지지를 받는 황성빈처럼, 이호연도 이제 롯데 내야의 핵심 선수로 거듭났다. 노장도, 부상자도 많은 롯데 내야에서 빠져서는 안될 감초다.

멀티 백업 내야수의 가치를 잘 보여주고 있다. 한동희-정 훈-전준우가 부상으로 한꺼번에 이탈한 5월초 처음 1군에 등록됐고, 휴식이 필요한 안치홍의 체력 보존에도 유용하다. 7월 2일 LG 트윈스전에 유격수로 출전하며 2개월도 채 안돼 내야 전포지션으로 모두 선발출전한 진귀한 경험을 갖게 됐다. 여러개의 글러브를 갖고 다녀야하지만, 마냥 기쁘기만 하다.

타격에도 눈을 떴다. 6월에 9경기 연속 안타를 기록하는가 하면, 6월 25일 키움 히어로즈전에서는 프로 데뷔 첫 홈런도 쏘아올렸다.

지난해까지 2년간 단 7경기 11타석에 그쳤지만, 올해는 벌써 128타석을 소화했다. 어느덧 롯데 타선의 한 축이다. 올해 타율 2할7푼3리, OPS(출루율+장타율) 0.665를 기록중이다. 정해진 포지션 없이 옮겨다니는 그지만, 타율과 OPS 면에서 지시완과 고승민, 추재현, 정 훈, 이학주 등 팀내 주요 타자들보다 우위에 있다.

이호연은 "올해 타격폼을 바꾼게 주효했다. 전에는 배트를 위쪽으로 들고 있었는데, 지금은 내려놓은 상태에서 타격에 들어간다. 야구하면서 생전 처음 해본 폼인데, 준비시간이 짧고 상당히 잘 맞더라. 계속 기회를 받다보니 자신감도 붙었다"고 설명했다.

혹시 예전 김혜성(키움 히어로즈)처럼 외야도 가능할까. 이호연은 "외야는 진짜 힘들 것 같다"며 고개를 저은 뒤 "그라운드에 나가기만 하면 좋다. 1~2회에는 긴장되는데, 나머지는 괜찮다"고 설명했다. 경기전 바짝 굳어있는 이호연을 향해 동료들의 놀림과 격려가 쏟아진다고.

지난 9일 KT 위즈전에는 결정적인 실책을 범하기도 했다. 1-2로 뒤진 8회, 박병호의 높게 뜬 내야 뜬공을 놓치면서 3점째를 내준 것. 더그아웃에 있던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의 얼굴이 순간 붉게 타오를 만큼 아쉬운 순간이었다. 서튼 감독은 "잡았어야하는 공이 맞다. 하지만 실수는 언제나 나올 수 있고, 중요한 건 실수 이후의 대처다. 이호연은 다음 수비 때 땅볼을 침착하게 잘 처리했다"고 감쌌다.

기회는 준비된 자에게만 찾아온다. 이호연도 결정적인 순간 팀을 구하는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며 잠드는 야구선수다.

"퓨처스에서라도 내 자리를 찾자, 하는 생각으로 올해를 시작했었는데…전보다 운동량을 늘린 보람이 있다. 이번 시즌 끝까지 다치지 않고 1군에서 잘 뛰고 싶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