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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은영 박사, "방송 사상 가장 심각한 부부…이대로 가다간 큰일" [종합] ('결혼지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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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닷컴 김수현기자] 오은영 박사가 '역대급 심각한 부부'의 사연에 심각해졌다.

18일 방송된 MBC '오은영 리포트-결혼지옥'(이하 '결혼지옥')에서는 아홉 번째 부부로, 결혼 4년 차에 접어들었다는 30대 신혼부부가 찾아왔다.

이날은 김승현이 스페셜 MC로 나섰다. 김응수의 빈자리를 채우러 나온 김승현은 의욕을 불태웠다. 그는 "응수 선배님 자리는 몰라도 박조교 자리 정도는 노려보겠다"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올해 결혼 3년차라는 김승현은 오늘 게스트인 신혼부부에게 친밀감을 느꼈다. 두 손을 꼭 붙들고 온 부부는 커플티에 커플 신발까지 완벽 신혼이었다. '오은영 리포트'에서 보기 힘든 연인 같은 분위기, 안주영 김수연 부부가 반갑게 인사했다.

부지런하고 성실한 개미남편에 여유만만 느긋한 베짱이 아내, 놀고 쉬기 바쁜 아내 탓에 집안일은 남편의 몫이었다. 남편은 운동 책모임, 동대표 등 많은 일을 했고 반대여서 더 끌렸다고. 마냥 달달한 신혼부부에게도 문제는 있었다.

비슷한 종교단체에서 만나 남편이 쫓아다녀 결혼하게 된 두 사람, 남편은 "아내의 외모가 좋았다. 그리고 방향성이 같았다. 대화도 잘되고 그럴 것 같아서 (결혼했다)라 했고 아내는 "저는 감정 기복이 많이 있다. 감정이 엄청 좋았다 슬펐다 했는데 남편은 항상 평온했다. 그게 부럽고 신기했다"라고 말을 꺼냈다.

싸움이 잦아진 건 연애 때는 몰랐던 '많이 다르구나' 싶었던 부분이었다. 계속 반복되는 다툼에 오은영 박사까지 찾게 됐다. 작고 아담한 신혼집에는 집안 곳곳 신혼의 향기가 풍겼다. 베짱이와 개비 부부의 보금자리는 아침 9시 남편의 기상으로 시작됐다. 일어나서 씻고 집 청소, 바닥도 직접 손걸레로 닦는 프로 살림남이었다. 거기에 밀린 빨래도 마친 남편은 화장실 청소까지 해결했다.

아내는 휴대폰을 무려 세개나 사용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포인트 쌓는 앱만 10가지 이상이라고. 하루 수입은 천 원 정도. 남편은 "아내는 포인트를 열심히 모아서 1년에 한 번 치킨을 사먹을 수 있다고 하더라. 게속 핸드폰만 붙들고 있다"라 했다. 거기에 눈 앞에 있는 휴대폰 배터리를 직접 가지고 오는 대신 남편에게 부탁했다. 그리고 남편이 하는 요리에도 훈수를 뒀다.

아내는 남편이 차려놓은 상 앞에서도 계속 투덜댔다. 쉴틈없이 말하는 아내와 달리 남편은 차가운 얼굴로 아내가 말하는 것과는 다른 주제를 꺼내들었다. 아내는 "보통 질문을 제가 하고 남편은 주로 대답하지만 단답식의 소통이다"라고 했다.

평소 메신저 대화에도 아내와 달리 남편은 성의가 없었다. 제대로 된 대화가 오가지 않는 부부, 식사 후 설거지도 개미 남편의 몫이었다. 남편이 설거지 하는 동안 보일러를 확인하는 것도 한참 걸렸다.

인기척이 없이 조용한 집안, 아내는 주말 오전에도 늦잠을 잤다. 집안 어디에도 없는 남편에 아내는 메시지를 보내보는데 같은 시각 개미 남편은 주말 아침부터 부지런히 취미인 자전거 라이딩을 즐겼다. 하지만 남편은 아내의 연락을 봤으면서도 일부러 전화를 받지 않아 모두를 놀라게 했다.

남편은 "하루종일 연락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계속 연락을 한다. 거기에 신경을 못쓸 때가 많다. 장문의 카톡을 많이 보내는데 그걸 일일히 읽어보지도 못할 때가 많고 답장도 잘 못한다"라며 메신저 일부를 공개했다. 아내를 사랑했지만 결혼 4년, 남편은 조금씩 지쳐갔다.

완전히 상반된 두 사람의 입장에 오은영 박사는 "저는 두 분을 보니까 남편이 외부 활동을 많이 하는 게 문제가 아니다. 두 분이 집에 같이 있을 때 문제가 참 많아 보인다. 여러 부부들을 만났는데 이 부부가 제일 심각하다"라며 진지하게 말했다. 이어 "정말 조심스럽다. 지금 두 분은 집이라는 공간을 공유할 뿐 함께 하는 게 하나도 없다. 요리를 할 때, 청소할 때 심지어 취침과 기상도 따로 한다. 이 모든 걸 함께 하지 않으면 부부가 삶을 이끌어가는 원동력이 약해진다. 겉으로는 갈등이 없어보이지만 매우 심각한 문제다. 이제껏 '이 부부 어떡해'하는 부부들은 치열하게라도 싸운다"라고 평가했다.

남편의 이끌림에 몇 달만에 외출한 아내는 명절 이후로 처음 나간거라고. 시장에 간 아내는 남편의 애교에도 지갑을 열지 않았다. 현재 직장에 다니지 않는 대신 소비도 하지 않는다고. 결국 닭강정을 사기로 한 두 사람, 아내는 남편이 자리를 비운 사이 결제를 혼자 해야했지만 불안해했다. 아내는 "겁이 많은데 남편이 없으니까 무서웠다. 제 생각을 안하는 느낌이다"라고 속상해 했다.

집에 온 아내는 닭강정을 앞에 두고 한참을 하소연했다. 남편은 알고 보니 아내와 함께 먹기 위해 소고기를 사러 나간거였고 이를 알리 없던 아내는 그제서야 미안해 했지만 두 사람 사이의 골은 채워지지 않았다. 다음날 남편은 지인과 모임으로 스트레를 풀었고 아내는 "난 몇 시간씩 연락이 안되는 게 이해가 안된다"라고 말을 꺼냈다. 남편은 "쫌 지쳐. 사랑을 연기해야 하나? 자기를 사랑하는 게 맞나 싶기도 하다. 뭐든 맞추려다 보니까 지친다"라고 고백했다.

아내는 과거 유년시절 경제적으로 힘들었고 부모로부터 사랑을 받지 못했다고. 오은영 박사는 "어린 시절 결핍 때문이지 남편에게 문제는 없다. 남편은 부모가 아니라 배우자다. 부모에게 절대적 사랑을 요구하듯 남편에게 요구하면 안된다. 남편은 부모가 아니다. 그래도 서로에 대한 애정이 있어 보여서 하고 싶은 말이 있다. 남편은 지나치게 허용적이다. 진정한 결혼생활을 해라. 자녀계획은 2순위로 해라. 주 1회는 함께 외식을 해라"라고 조언했다.

shy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