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아마추어 랭킹 1위', '국내 여자 3쿠션 최강자'. 불과 2년 전까지만 해도 김민아(32·NH농협카드)에게 붙어있던 수식어였다. 적어도 국내에서는 적수가 없을 것처럼 보였단 남자선수에 밀리지 않는 파워와 정교함을 겸비한 김민아는 그렇게 긴 시간 아마추어 무대를 지배했다.
하지만 '아마최강'의 자신감으로 무장한 채 뛰어든 프로무대는 냉혹했다. 국내 아마추어 무대에서 만나지 못한 강자들이 프로당구 LPBA 무대에 포진해 있던 것. 경기 방식도 달랐다. '꽃길'이 될 것 같던 김민아의 LPBA행은 '가시밭길'이었다. LPBA 2020~2021시즌이 진행 중이던 지난 2020년 8월, 전격 프로전향을 선언한 김민아는 야심차게 LPBA무대에 나섰지만 고전을 면치 못했다.
이후 2년간, 무려 13번의 LPBA 투어에서 김민아는 깨지고, 꺾였다. 결승전에 두 번 오르기도 했지만, 그때마다 우승의 문턱을 넘지 못하며 패배의 아쉬움을 곱씹어야 했다. 그래도 김민아는 포기하지 않았다. 다시 절치부심, 큐를 들었다. 그리고 드디어 14번째 도전에서 귀중한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아마최강' 김민아가 부활했다. 김민아는 지난 20일 밤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 호텔에서 열린 '하나카드 PBA-LPBA 챔피언십' LPBA 결승에서 'LPBA 최강'으로 불리는 스롱 피아비와 풀세트 접전 끝에 세트스코어 4대3(10-11, 11-3, 4-11, 7-11, 11-5, 11-4, 9-4)으로 짜릿한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김민아가 LPBA 투어 14번째 출전만에 거둔 우승이다.
이날 김민아는 피아비의 초반 기세에 밀려 주도권을 내줬다. 1세트는 10-11로 역전패. 김민아는 2세트에서 과감한 뱅크샷 2방을 성공하면서 11-3으로 승리했다. 세트스코어 1-1. 그러나 피아비가 3, 4세트를 연달아 따내며 앞서나가기 시작했다.
분위기를 내줬지만, 김민아는 금세 집중력을 회복했다. 5, 6세트를 따내며 결국 승부를 원점으로 몰고갔고, 최종 7세트 4-4에서 과감하게 시도한 5쿠션 뱅크샷이 성공하며 순식간에 8-4로 달아났다. 이어 7이닝에서 옆돌리기로 경기를 끝냈다.
프로 통산 첫 우승을 달성한 김민아는 "아마추어 시절 1위로 프로행을 선택했을 때, 스스로에 대한 기대가 막연히 있었는데, 우승을 하지 못하면서 조급해졌던 것 같다"면서 "이번 시즌을 앞두고선 '이미 늦었으니 천천히 하자'고 마음먹었다. 그러면서 조금씩 마음이 편해졌고, 여유를 찾았다. 이제 경기 운영 등을 떠나서 마음가짐에 대한 깨달음이 생겼다. 너무 감격스럽고 기쁘다"고 말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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