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이대호, 가을야구도 못해보고 은퇴하나.
프로야구 한 시즌 흥행을 좌지우지하는 건 뭐니뭐니 해도 순위다. 내가 응원하는 팀이 몇 위를 차지할 것인가가 가장 중요한 관전 포인트다. 또 응원하는 팀이 아니더라도 각 팀들의 경쟁이 치열해야 지켜보는 맛이 생긴다. 이미 결과가 정해진 싸움을 보는 것만큼 재미없는 일도 없다.
그런데 올시즌 프로야구 순위 싸움이 일찌감치 정리될 것으로 보인다. 이제 후반기 시작하고 첫 3연전을 마친 시점인데, 앞으로의 각 팀들의 행보가 너무 명확히 보이니 말이다.
먼저 가장 큰 축, 플레이오프 진출의 마지노선인 5강 경쟁 구도가 이번 후반기 첫 3연전을 통해 완벽히 양극화 됐다. 공교롭게도 5위 KIA 타이거즈와 6위 롯데 자이언츠가 만났는데, 결과는 KIA의 3전승 일방적인 승리였다. 첫 2경기 패배해 힘이 빠졌는지, 롯데는 24일 마지막 경기에서 0대23 패배라는 최악의 수모를 겪고 말았다.
이 3연전 결과로 양팀의 승차는 무려 7경기로 벌어졌다. 3연전 시작 전 4경기 승차였기에, 롯데가 스윕을 하거나 최소 위닝시리즈를 가져갔다면 5위 경쟁이 매우 재밌어질 뻔 했지만 7경기는 너무 커보인다. 특히, 올시즌 롯데의 기복을 감안하면 따라잡기 힘들어보이는 승차다. 이대호는 와일드카드 결정전도 치러보지 못하고 은퇴를 할 위기에 처했다.
차라리 7위 두산 베어스가 치고 올라가는 걸 기대하는 게 나을 수 있었다. 7연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의 강팀. 하지만 이 두산도 선두 SSG 랜더스를 만나 2경기를 처참히 패했다. 선두팀과 싸웠고, 2경기 모두 1점차 패배인데 왜 처참하냐고? 접전에서 1점을 짜내지 못하고, 세밀한 힘 싸움에서 SSG에 완전히 밀리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강팀의 자존심을 다 구겼다. 다시 말하며, 2경기 모두 작년까지의 두산이라면 잡을 수 있는 경기였다는 것이다. 올해 확실히 힘이 떨어졌음을 세상에 알리고 말았다. 두산 역시 2연패를 하며 5위권과 더욱 멀어졌다.
반대로, SSG는 두산을 넘어서 8연승을 질주했다. 전반기 마지막 키움 히어로즈에 '우리가 왜 1등인가'를 제대로 보여주며 한숨을 돌렸는데, 어느덧 2위 키움과의 승차가 5경기로 벌어졌다. SSG는 투수가 넘쳐 선발 요원 문승원, 노경은을 불펜으로 돌렸다. 다른 팀은 힘이 빠지는 시기에, 오히려 더 강해지고 있다. 새 외국인 투수와 타자까지 온다. SSG의 독주 체제를 조심스럽게 예상해볼 수 있다.
8위 삼성 라이온즈는 24일 키움전에서 눈물의 승리를 거두며 13연패에서 탈출했다. 하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5위 KIA와의 승차가 무려 9.5경기다. 따라잡는다면 기적이다.
남은 건 키움과 LG 트윈스 중 누가 2위를 하느냐 정도인데, 크게 흥미로운 요소는 아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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