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지손가락 부상 걱정보다 팀 연패 탈출이 더 기뻤다.
삼성 라이온즈가 지긋지긋한 13연패의 수렁에서 빠져나왔다. 전날 경기에서 타구에 맞은 에이스 뷰캐넌은 엄지손가락에 금속보호대와 붕대를 감고 팀의 연패 탈출을 간절하게 응원했다.
24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 삼성이 키움과 주말 3연전 마지막 경기를 시작했다. 팀 창단 40년 만의 최장 13연패에 빠진 삼성 더그아웃의 공기가 그 어느 때보다 무거웠다.
전날 경기에서 에이스 뷰캐넌이 선발 등판했지만 2회 키움 김준완의 땅볼에 무의식적으로 오른손을 내밀었다가 엄지를 맞았다. 통증을 느낀 뷰캐넌이 공을 제대로 던지지 못했고, 결국 4회를 못 넘긴 채 마운드를 내려와야 했다. 3.2이닝 3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되며 팀 연패도 막지 못했다.
선발 등판이 없는 날에는 더그아웃 응원단장으로 맹활약하는 뷰캐넌이지만, 25일 경기에서는 그럴 수 없었다. 오른손 엄지손가락에 금속 보호대와 붕대를 감은 뷰캐넌이 풀 죽은 모습으로 더그아웃에 나타났다.
2회초 키움 선발 애플러를 상대로 오재일의 2루타와 김재성의 적시 2루타가 터지며 삼성이 1-0 리드를 잡았다. 그러자 조용히 경기를 지켜보던 뷰캐넌의 몸이 들썩이기 시작했다.
5회초 구자욱의 2루타와 오재일의 투런포로 3-0으로 앞서나간 삼성은 6회초 빅이닝으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바뀐 투수 양현을 상대로 이재현과 오선진, 김현준의 안타로 만루, 이어서 구자욱과 피렐라가 연속 밀어내기 볼넷을 얻어냈다. 계속된 만루 찬스에서 오재일이 또 큼직한 싹쓸이 2루타로 주자들을 모두 불러들였다.
타자들이 8점을 뽑아내는 동안 마운드에선 허윤동(21)이 눈부신 호투를 펼쳤다. 6이닝 무실점으로 데뷔 첫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피칭을 했다.
뷰캐넌의 붕대 감은 오른손 엄지가 연신 하늘을 찌르며 춤을 췄다. 멀리서도 단연 눈에 띄는 '엄지척'이다. 다친 손을 '효과 만점' 응원 도구로 쓴 뷰캐넌. 천생 응원단장이다.
에이스도 막지 못한 연패를 3년 차 젊은 피 허윤동이 막아 냈다. 삼성의 승리가 확정되자 허윤동이 수줍게 웃었다. 기특한 후배를 뷰캐넌이 '고맙다'며 꼭 껴안았다.
부상 걱정은 잠시 접어둔 채 팀 승리를 염원한 뷰캐넌은 25일 대구 병원에서 정밀 검진을 받을 예정이다. 아무 일 없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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