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이제 11경기 남았네요."
롯데 자이언츠 이대호(40)는 자신의 남은 시즌을 거꾸로 센다.
개막전 당시부터 그의 눈은 정규시즌 종료 시점을 바라보고 있었다. 롯데가 가을야구에 간다면 은퇴 시기가 며칠이나마 미룰 수 있다. 하지만 점점 기대하기 힘든 현실이 되고 있다.
20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선 이대호의 8번째(올스타전 제외) 은퇴투어가 열렸다. 이대호는 오는 22일 LG 트윈스전을 통해 은퇴 투어 마지막 경기를, 롯데의 마지막 홈경기인 10월 8일 은퇴식을 치르게 된다.
경기전 만난 이대호는 "대전구장은 타자친화적인 구장이었지 않나. 부상도 거의 없었고, 홈런도 많이 쳤다. (김)태균이, (류)현진이하고 맛있는 저녁을 자주 먹기도 했다. 좋은 기억이 많다"고 돌아봤다. 이대호는 통산 371개(역대 3위)의 홈런 중 28개를 대전에서 쳤다.
14년간 롯데에서 함께 뛰었던 조성환 한화 코치와도 뜨거운 포옹을 나눴다. 이대호의 2년 선배인 조 코치는 현역 시절 롯데를 대표하는 주장이기도 했다.
조 코치는 취재진에게 "이대호는 내가 키웠다. 대호가 나나 (홍)성흔이 같은 기센 선배들 밑에서 고생이 많았다"면서 "대호가 힘들어해도 '넌 이대호라는 이름의 무게를 견뎌야한다. 이 고비를 넘겨야한다'면서 달래거나 위로해주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이어 "7관왕할 때, 9경기 연속 홈런 칠 때도 함께 뛰었다. 이대호는 롯데를 대표하는 고유명사고, 그에 어울리는 영광스러운 은퇴 시즌을 보내고 있어 기쁘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대호는 "난 나한테 관심을 갖고 뭐라 해주는 선배들을 좋아했다"면서 "(조)성환이 형은 정말 부드러운 카리스마가 있었다. 야구를 많이 배웠다. 지금 다른 팀이라 조금 아쉽지만, 은퇴를 축하해주셔서 감사드린다"고 강조했다.
이어 "내 멘털은 원래 강했다. 또 롯데에 오래 있으면 이렇게 강해질 수밖에 없다"며 웃었다.
"내 앞에 성환이 형, 뒤에 성흔이 형이 있고, 다른 선배들이 날 이끌어준 덕분에 야구를 편하게 하던 시절이 있었다. 지금 나도 최고참으로서 형들처럼 짊어지고 가고 있다. 돌아보면 역시 마음 편히 야구만 할 수 있었던 후배 시절이 행복했고, 더 재미있었다."
이날 이대호는 야외무대에서 원정 사인회를 통해 대전 야구팬들과 만났다. 이대호의 첫 타석 때는 한화팬들도 한목소리로 이대호의 응원가를 합창하는 훈훈한 광경도 연출됐다.
이대호는 은퇴투어의 시작을 알렸던 올스타전 당시 팬들에게 작별인사를 전하며 뜨거운 눈물을 쏟은 바 있다. 하지만 이후 은퇴투어에서는 애써 평정심을 유지하는 모습이다. 그는 "(은퇴투어에서도)울컥울컥할 때가 있다"며 미소지었다. 야구 평생을 함께 해온 부산, 그리고 롯데팬들과의 이별을 앞둔 마음은 남다를 수밖에 없다.
"내색을 안하려고 하는데, 나도 사람인지라…은퇴식 때 너무 많이 울 것 같다. 그전까진 최대한 눈물을 아껴두겠다."
이날 한화전를 마친 뒤 '현역 선수' 이대호의 정규시즌 잔여 경기는 단 10경기만 남겨두게 됐다. '조선의 4번타자'와의 작별, 그 카운트다운이 시작됐다.
대전=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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