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이번에도 결과는 실패였다.
한화 이글스 박준영(19)이 올 시즌 1군 첫 선발 등판에서 고개를 숙였다. 1일 대전 KIA 타이거즈전에 선발 등판한 박준영은 2⅓이닝 3안타 2볼넷 2탈삼진 5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됐다. 총 투구수는 39개. 당초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이 예상했던 3~4이닝 및 90개의 투구수에 못 미친 채 마운드를 내려왔다.
2회까지 박준영의 투구는 눈을 의심케 할 정도였다. 1, 2회 모두 삼자 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최고 구속 148㎞ 직구를 비롯해 커브, 슬라이더, 포크볼, 커터까지 자신이 가진 무기를 유감없이 선보였다. 초구부터 과감히 스트라이크존을 공략하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KIA 타자들이 방망이를 내밀었지만, 좀처럼 타이밍을 잡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주자가 나가자 곧바로 흔들렸다. 누상에 주자가 포진하자, 앞선 2이닝 동안 빠르게 이뤄졌던 투구 텀이 길어지기 시작했다. 낮게 형성되던 제구 역시 어깨에 힘이 들어가기 시작했다. 연속 안타와 야수 송구 실책으로 첫 실점을 기록한 뒤 흔들림은 더욱 커졌다. 호세 로사도 투수 코치가 템포를 끊기 위해 마운드를 방문했지만, 이미 박준영의 공에는 자신감이 떨어져 있었다.
이날 결과를 제외하면 내용은 주목할 만했다. 2022 신인 드래프트 2차 1라운드 지명된 박준영은 세광고 재학 시절 강속구 투수로 주목 받았지만, 제구와 딜리버리 동작 개선이 숙제로 꼽혔다. 시즌 초반 3번의 불펜 등판에서도 이런 문제가 고스란히 드러난 바 있다. 하지만 KIA전에선 딜리버리 동작이 빨라지면서 쉽게 공을 뿌렸고, 스트라이크존 역시 공격적으로 공략하는 모습을 보였다. 출루 허용 뒤 급격한 제구 난조로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점이 드러나기는 했지만, 올 시즌 퓨처스(2군)에서 받았던 꾸준한 선발 수업 등 육성 성과를 어느 정도 증명하고 새 시즌 가능성을 보여준 경기였다고 볼 수 있다.
수베로 감독은 이날 박준영을 교체한 뒤 더그아웃에서 대화를 나눴다. 결과만 보면 아쉬움이 남았지만, 내용 면에선 평가를 하는 모습이었다. 한화와 박준영 모두 또 한 번의 경험과 교훈을 얻으며 희망을 쏜 날이었다.
대전=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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