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um App

Experience a richer experience on our mobile app!

'2022시즌 1경기 0타석' 눈물과 좌절의 나비, 마지막 비행은 '해피엔딩'[광주 리포트]

박상경 기자
2022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KT 위즈의 경기가 7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렸다. 8회말 대타 KIA 나지완이 내야 뜬공으로 물러난 뒤 팬들을 향해 인사를 건네고 있다. 광주=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2.10.07/
Advertisement

[광주=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나지완! 나지완!"

Advertisement

7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 KIA 타이거즈가 KT 위즈에 8-1로 앞선 8회말 공격을 앞두고 1만5715명의 관중들은 나지완의 이름을 연호했다. 이날 은퇴식을 치르는 나지완이 마지막으로 타석에 서는 모습을 보고 싶은 염원을 담았다.

타이거즈의 역사 속에 나지완이란 이름 석 자의 의미는 각별하다. 프로 2년차였던 2009년 한국시리즈 7차전에서 드라마 같은 끝내기 만루 홈런으로 V11의 영광을 선사했다. 2017년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도 승부에 쐐기를 박는 스리런포를 터뜨리는 등 '한국시리즈의 영웅' 역할을 했다. 프로 통산 15시즌 1472경기에서 1265안타, 221홈런, 862타점 등 굵직한 족적을 남겼다. 특히 타이거즈 프랜차이즈 최다 홈런 기록(종전 김성한 207개)의 역사를 쓰기도 했다.

Advertisement
◇지난 4월 3일 광주 LG전 당시 나지완의 모습. 광주=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

이날 경기 전까지 나지완의 올 시즌 기록은 1경기 출전이지만, 타석 소화 기록은 없었다. 개막전이었던 4월 3일 광주 LG 트윈스전에서 팀이 2-3으로 뒤지던 8회말 1사 1, 2루 역전 찬스에서 김민식의 대타로 기용됐다. 그러나 LG가 함덕주를 구원 등판시키려던 계획을 바꿔 정우영을 마운드에 올리자, KIA도 나지완을 벤치로 불러들이고 고종욱을 대타로 세운 바 있다. 이후 나지완의 모습은 1군에서 볼 수 없었다.

나지완은 "4월 개막 시리즈 이후 퓨처스(2군)에 내려가면서 너무 힘들었다. 항상 밝은 모습을 보였던 아내가 몇 시간 동안 펑펑 울면서 '이제 그만하자' 하더라"며 "가장으로서 가슴이 찢어지지만, 아들이 내 모습을 알아보는 시간이 다가오는 만큼 내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아내에게 '딱 한 번만 더 해보자'라고 말했는데 그 마지노선은 전반기로 정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내 경쟁력이 떨어졌고, 기회가 더 이상 오지 않을 걸로 봤다. 내가 빠른 결정을 해주는 게 구단에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했다. 단장님을 찾아가 은퇴 의사를 밝혔다"고 말했다.

Advertisement
2022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KT 위즈의 경기가 7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렸다. 8회말 대타 KIA 나지완이 몸을 풀고 있다. 광주=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2.10.07/

타이거즈에 잊을 수 없는 추억을 선사했던 나지완을 이대로 보내긴 아쉬울 수밖에 없었다. KIA 김종국 감독은 "상황이 된다면 꼭 나지완을 대타로 세울 것"이라고 밝혔다. 나지완도 "나름대로 준비를 하고 감독님께 말씀도 드렸다. 왠만하면 내보내주신다 했다. 배팅케이지에서 열심히 몸을 만들고 있겠다"고 미소 지었다.

다행스럽게도 나지완은 해피엔딩으로 은퇴식을 장식할 수 있었다. 이날 경기 전까지 포스트시즌 진출 마지노선인 5위 확정에 1승 만을 남겨두고 있던 KIA 타선은 꾸준히 득점을 뽑아내면서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다. 사실상 마지막 공격으로 여겨진 8회말, 관중들의 함성에 김 감독은 선두 타자 황대인 대신 나지완을 대타로 세우며 화답했다. 관중석에선 큰 함성과 함께 나지완의 응원가인 록밴드 WB의 히트곡 '나는 나비'가 힘차게 울려 퍼졌다.

Advertisement
2022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KT 위즈의 경기가 7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렸다. 8회말 대타 KIA 나지완이 스윙을 하고 있다. 광주=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2.10.07/

힘차게 스트레칭을 하고 타석에 선 나지완의 결과는 3루수 파울플라이. 관중석에선 아쉬움의 탄식 대신 큰 박수가 터져 나왔고, 나지완은 헬멧을 벗어 관중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나지완은 9회초 마지막 수비까지 소화하면서 팀의 10점차 승리를 지켰다. 눈물과 아쉬움 속에 흘려 보낸 2022시즌, 현역 마지막 경기에서 나비는 비로소 웃을 수 있었다.

광주=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