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잔칫집에 뿌려진 찬물 같았던 헤드샷 사구. 다행히 해피엔딩으로 끝났다.
롯데는 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시즌 최종전에서 3대2로 승리했다.
이미 8위와 2위, 최종 순위가 결정된 두 팀이기에 경기는 여흥에 가까웠다. 8회 이대호가 직접 마운드에 오르는가 하면, LG는 마무리 고우석을 대타로 출전시키는 주고받음도 있었다.
다만 한순간 찬물이 끼얹어졌다. 두 팀이 2-2로 맞선 4회말, 2사 1루에서 LG 선발 김영준의 138㎞ 직구가 롯데 포수 정보근의 얼굴을 강타했다.
정보근은 그대로 그 자리에 쓰러져 움직이지 못했다. 정보근은 목 보호대까지 찬 채 구급차를 통해 즉각 후송됐다. 헤드샷 사구 규정에 따라 김영준은 즉각 교체됐다.
롯데는 7회말 터진 고승민의 결승타로 승리를 따냈다. 경기 후 이대호의 은퇴식과 영구결번식이 진행됐다. 이대호가 울컥하며 울음을 터뜨리며 사직구장은 눈물바다가 됐다.
신동빈 구단주가 직접 이대호의 은퇴를 축하하고 기념하기 위해 무대에 올랐다. KBO리그 역사상 최고의 타자, 롯데 그 자체인 선수를 위한 최대의 경의였다. 신 구단주는 이대호와 아내 신혜정씨에게 17시즌의 헤리티지를 가득 담은 영구결번 커플반지를 선물했다. 이대호도 직접 사용하던 사인 글러브로 화답했다. 추신수부터 배우 조진웅까지, 친구 동료 선배 후배 팬들이 전한 감동적인 축하 메시지도 이어졌다. 아내 신혜정씨, 딸 예서와 아들 예승이의 애정 넘치는 인삿말도 이어졌다.
마지막 순간 이대호의 머리에 남은 건 '부산 팬들에게 우승을 안겨주지 못했다'는 아쉬움이었다. 이대호는 "절대적인 믿음을 보내준 20년, 전 팬 여러분이 꿈꾸고 바랬던 우승을 결국 이뤄드리지 못했다"며 울음을 터뜨렸다.
좀처럼 말을 잇지 못하던 이대호는 "아쉽고 안타까운 순간, 돌아보면 팀의 중심에서 선수들을 이끌어야했던 제가 가장 부족했다. 후배들이 흔들릴 때 더 강하게 잡아주지 못했고, 흥분할 때 진정시켜주지못했고, 모두가 기대하는 순간에 해결해주지 못했다"며 거듭 울먹여 팬들을 안타깝게 했다.
이대호는 "이제 배트와 글러브를 놓고, 맥주와 치킨을 쥐고 사직 관중석의 롯데 팬으로 돌아가겠다"면서 "시간이 갈수록 더 강해지는 롯데 자이언츠로 만들어달라"는 의미있는 속내도 덧붙였다.
이날 경기 후 롯데 구단 측은 "정보근은 정밀검진(CT 검사)을 받은 결과 '이상 없다'는 소견을 받았다. 경기 종료 전에 돌아와서 귀가했다"고 전했다.
부산=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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