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지난 7월 1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팀 K리그와 'EPL 득점왕' 손흥민이 속한 토트넘의 친선경기.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던 '20세 영건'이 손흥민, 해리 케인에게 쏠린 시선을 단숨에 바꿨다. 에릭 다이어와 다빈손 산체스를 상대로 현란한 드리블을 선보이며, 탄성을 자아냈다. '초신성' 양현준(강원)의 등장이었다.
양현준은 2022시즌 K리그가 배출한 최고의 '신데렐라'다. 지난해 강원에 둥지를 튼 양현준은 지난해까지 철저한 무명이었다. 9경기 출전에 공격포인트는 '0'이었다. 강원 최용수 감독은 양현준의 가능성에 주목했다. 자신을 믿어주는 은사를 만난 양현준은 껍질을 벗었다. 폭발적인 스피드와 감각적인 돌파를 앞세워 K리그의 내로라 하는 수비수들을 흔들었다.
토트넘전 이후 한단계 도약한 양현준은 전국구 스타가 됐다. 파울루 벤투 A대표팀 감독도 주목했다. 9월에는 생애 처음으로 A대표팀에도 선발됐다. 그는 이견 없는 2022년 K리그 최고의 영스타였다.
양현준은 24일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 어워즈 2022'에서 K리그1 영플레이어상을 받았다. 만 23세, 데뷔 3년차 이하 선수에게 주어지는 영플레이어상은 이재성과 김민재 송민규 등 현직 국가대표 선수들이 수상했던 '차세대 슈퍼스타의 증표'다. 양현준은 K리그1 감독 12명 중 9명, 주장 12명 중 11명의 선택을 받았고, K리그 취재기자 116명이 투표한 미디어투표에서 106표를 받았다. 환산점수 86.55점으로 6.03점을 받은 고영준(포항)을 크게 앞섰다.
예견된 결과였다. 기록이나 임팩트면에서 라이벌을 압도했다. 양현준은 올 시즌 36경기에 출전해 8골-4도움을 기록했다. 한 시즌 최초로 이달의 영플레이어상을 4차례나 수상했다. 본인도 어느 정도 예상한 모습이었다. 시상식 전에 만난 양현준은 "솔직히 기대를 안했다면 거짓말"이라며 "어제부터 소감을 준비했다. 써서 말 잘하기로 유명한 서민우 선수에게 첨삭을 받았다"며 웃었다. 이어 "시즌 초만해도 이런 자리에 서게 될 줄 상상도 못했다. 이번 시즌 경기도 많이 뛰었고, 골까지 넣었고, 정말 많은 것을 이뤘다"며 "체력적인 부분과 세밀함을 보강해서 더 좋은 선수가 되도록 하겠다"고 했다.
K리그2는 '광주FC 천하'였다. MVP, 영플레이어상, 감독상을 싹쓸이했다. 광주FC의 '캡틴' 안영규는 K리그2 MVP를 수상했다. 안영규는 K리그2 감독 11명 중 6명, 주장 11명 중 3명의 선택을 받았고, K리그 취재기자 99명이 투표한 미디어투표에서 39표를 받았다. 40.30점을 받은 안영규는 2위 유강현(충남아산·26.26점)을 앞섰다. 수원, 대전, 광주, 성남을 거쳐 올 시즌 광주에서 주장을 맡은 안영규는 36경기에 출전해 매경기 탄탄한 수비를 펼쳐 광주의 우승을 이끌었다. 엄지성(광주)은 영플레이어상을, 데뷔 시즌 1부 승격을 이끈 이정효 감독(광주)은 감독상을 수상했다.
광주는 베스트11에서도 절반이 넘는 6명이 선정됐다. 골키퍼 김경민, 수비수 안영규 두현석, 미드필더 박한빈 이순민 엄지성이 뽑혔다. 조현택(부천) 조유민(대전·이상 DF) 윌리안(대전·MF), 유강현(충남아산), 티아고(경남·이상 FW)도 영광을 안았다.
한편, 이날 열린 K리그 이사회에서는 외국인 선수 쿼터가 확정됐다. 기존의 '3+1'에서 '5+1'로 확대됐다. 보유는 최대 6명까지 가능하지만, 실제 경기에서 활용은 그대로 3+1을 유지하기로 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