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머리를 써라."
주로 자녀나 학생, 부하 직원에게 일을 재촉하면서 쓰는 말이다. 그런데 이 말이 잘못된 지시라면 어떨까?
미국의 과학저널리스트인 애니 머피 폴은 신간 '익스텐드 마인드'(RHK)에서 머리를 과하게 쓰기보다는 때로 휴식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저자에 따르면 인간의 뇌 용량은 제한적이다. '뇌가 우주에서 가장 복잡하고 경이로운 존재'라는 찬사는 과장된 이야기일 따름이다.
일에 집중하면 뇌는 쉽게 지친다. 때로는 어제 뭘 읽었는지 기억하지 못할 때도 많다. 복잡한 문제를 편하게 처리하고자 인지적 편향을 만들기도 한다.
이는 진화 과정에서 뇌가 비교적 단순한 상황에 적응했기 때문이다. 인류는 오랜 시간 물리적 공간을 탐색하거나 사냥하거나 타인과의 협력을 위해 뇌를 사용했다.
그러나 문자가 발명되고 문명이 급속도로 진화하면서 세계는 복잡해졌다. 추상적이고 관념적인 생각에 대한 요구가 갑자기 커진 것이다.
저자는 "우리의 생물학적 뇌가 할 수 있는 일과 현대 사회가 요구하는 능력의 간극은 크고 나날이 더 커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지친 뇌를 좀 더 잘 사용할 수 있을까?
저자는 물리적 활동과 토론 등을 통해 뇌 '바깥'과의 접촉면을 넓힐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그는 외부의 자원을 활용하면 집중력, 기억력, 창의력, 생산성이 향상된 '확장된 마음'(The Extended Mind)을 얻을 수 있다고 설명한다.
예컨대 가만히 앉아서 공부하기보다는 몸을 조금씩 움직여가면서 공부하는 게 도움이 된다. 2018년 독일에서 진행한 실험에서는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처럼 가만히 앉아서 문제를 푼 학생보다 몸을 움직여가며 푼 학생들의 수학 점수가 더 좋았다.
학습하기 전 운동을 하거나 친구들과 음식을 먹으며 수다를 떠는 것도 유익하다고 저자는 말한다. 산책하거나 토론 상대와 논쟁하는 것도 좋다.
저자는 "우리의 뇌는 몸을 감지하고 움직이는 일, 물리적 공간을 탐색하는 일, 우리 종의 다른 구성원들과 상호작용하는 일에 맞게 진화했다"며 "현대의 삶이 요구하는 점점 더 복잡해지는 사고를 효과적으로 잘 수행해 내기 위해서는 우리 스스로 추상적 개념을 뇌가 여전히 가장 편안하게 인식하는 물리적·공간적·사회적 형태로 다시 바꿀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이정미 옮김. 456쪽. 2만원.
buff2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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