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연합뉴스) 고성식 기자 = 제주4·3 당시 트라우마로 세상과 단절돼 평생 창살 없는 감옥 생활을 해온 80대 할머니가 그림과 시로 세상에 말을 건넸다.
7일 제주4·3평화재단에 따르면 올해로 만 80세인 강양자씨는 자신의 팔순 생애를 담은 그림 에세이 '인동꽃 아이'를 펴냈다.
강씨는 유년시절 때 겪은 제주4·3 당시 떨어지는 돌무더기에 등이 깔리면서 다친 이후 평생을 등이 굽은 채 살아왔다.
평화롭던 유년을 앗아간 장애는 그의 삶을 고통과 고립의 감옥에 가뒀다.
정부로부터 후유장애인 판정을 받지 못한 일로 마음의 상처는 더 깊어졌다.
강씨는 힘든 생애를 견디게 했던 유년의 풍경을 그림으로 그리고, 마음 속에 담아뒀던 이야기를 글로 쓰는 것이 유일한 소망이었다.
차디찬 겨울 땅을 뚫고 나온 후 피어나는 인동꽃은 강씨의 이런 간절함이 투영됐다.
책은 5부로 이뤄졌다.
1부 '제주 산촌의 추억'에서는 제주4·3 이전 평화로운 유년을 추억한다.
2부 '4월의 아픔을 등에 지고'에서는 평생의 상처가 된 4·3을 반추한다.
3부 '그리운 사람'에서는 부모와 친구들, 그리고 소중한 딸 이야기를 담았다.
4부 '4월의 인사'는 강씨가 바라본 4·3을 이야기한다.
마지막 5부는 '세상을 만나고 나를 만나고'. 모든 아픔을 딛고 한 발짝씩 다시 세상으로 다가서는 강씨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강씨는 오는 10일 제주4·3 트라우마센터 2층 아트월에서 '인동꽃 아이' 출판 기념회를 겸해 책에 수록된 그림 20여점을 전시한다.
kos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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