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혼의 삐약이' 신유빈(대한항공·세계 34위)이 돌아왔다. 부상을 딛고 출전한 WTT 콘텐더 대회 첫 2관왕에 우뚝 섰다.
신유빈은 6일 밤(한국시각) 슬로베니아에서 열린 월드테이블테니스(WTT) 컨텐더 노바고리카 여자단식 결승에서 '세계랭킹 14위' 중국 출신 '모나코 베테랑 에이스' 양샤오신을 풀세트 접전끝에 게임스코어 4대3으로 돌려세우며 올 시즌 첫 국제대회 개인단식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신유빈은 이날 '왼손 에이스' 임종훈과 혼합복식에서 우승한 직후 개인단식서도 우승하며 대회 2관왕에 올랐다.
우승까지 과정이 눈부셨다. 8강에서 역대전적 1승5패의 숙적, '일본 에이스' 나가사키 미유(세계 43위)를 3대1로 잡아냈고, 4강에서 루마니아 노장, 까다로운 왼손 에이스 엘리자베타 사마라(세계 37위)를 4대0으로 돌려세우며 결승에 올랐다.
결승전 초반 신유빈은 파죽지세였다. 1게임을 11-6으로 가볍게 따냈다. 2게임 양샤오신의 반격에 4-8로 밀렸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강력한 포어드라이브로 8-8, 타이를 만들었고, 이어 2점을 내줬지만 또다시 상대 서브에서 포어드라이브 잇달아 성공하며 10-10 듀스게임에 돌입했다. 영리한 코스 공략으로 11-10, 게임포인트를 먼저 잡았고, 초구를 포어드라이브로 받아치며 12-10, 게임스코어 2-0을 이뤄냈다.
"레전드 유남규 이후 최연소, 17세 영 코리안(Young Korean)의 슈퍼플레이"라는 현지 해설진의 찬사가 쏟아졌다.
3게임, 2-1을 만든 신유빈의 '미친' 포어드라이브엔 "저스트 판타스틱(just fantastic)"이라는 탄성이 이어졌다. 기세가 오른 신유빈은 4-1까지 앞서나갔고, 다급해진 모나코 벤치가 타임아웃을 외쳤지만 기세등등한 신유빈을 막아서기엔 역부족이었다. 10-1까지 앞서나갔다. 11-2로 마무리했다.
그러나 세계 14위 양샤오신도 만만치 않았다. 4게임 이후 '베테랑' 의 플레이가 살아났다. 3-3에서 7-7까지 팽팽한 접전이 이어졌고, 신유빈은 7-10으로 먼저 게임포인트를 내줬지만 엣지의 행운이 따르며 9-10, 10-10까지 따라붙었다. 10-12로 첫 게임을 내줬다.
5게임을 9-11, 6게임을 6-11로 내주며 게임 스코어 3-3, 승부는 마지막 7게임으로 돌입했다. 초반 양샤오신에게 내리 3점을 내줬지만 신유빈은 포기하지 않았다. 상대의 백플립 미스로 3-3까지 따라붙었다. 야심한 밤 5000여 명의 탁구팬들이 생중계를 지켜보며 "삐약이 화이팅" "신유빈 힘내라"라는 실시간 댓글로 응원했다. 백드라이브가 잇달아 위로 뜨며 3-5로 밀렸지만 다시 2점을 따내며 5-5까지 따라붙었고 포어드라이브 맞대결을 이겨내며 6-5로 승부를 뒤집었다. 포기를 모르는 뒷심이 살아나며 9-6까지 앞서나갔고 강력한 포어드라이브로 챔피언십 포인트를 따냈다. 마지막 드라이브가 작렬하며 11-6, 게임스코어 4대3, 감격적인 우승을 일군 후 신유빈이 두 팔을 번쩍 들어 환호했다. 짜릿한 우승이었다.
신유빈이 부상 시련을 딛고 화려하게 부활했다. 지난해 도쿄올림픽, 아시아선수권, 세계선수권에서 눈부신 성장을 입증하며 '삐약이'라는 애칭과 함께 국민적 사랑을 한몸에 받은 신유빈에게 올 시즌은 시련이었다. 지난해 세계선수권 이후 피로골절로 인한 오른쪽 손목 부상에 시달렸다. 부상으로 인해 국가대표 선발전에도 나서지 못했다. 올해 초 손목에 핀을 박는 시술을 한 후 긴 재활 끝에 국제대회에 나섰지만 9월 오만, 카자스흐탄 대회에서 손목 통증이 재발하며 제 실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9월 말 손목 뼛조각 제거 수술을 했고, 한 달여의 재활 끝에 나선 이번 대회는 신유빈에게 간절하고도 신명나는 무대였다. 경기가 곧 실전훈련이었고, 매 경기 성장을 거듭했다. 대회 2관왕에 오르며 보란 듯이 건재를 과시했다. '삐약이' 신유빈의 귀환이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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