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평화교육연구소, 19일 '제1회 광주이주민인권포럼'서 소개
(서울=연합뉴스) 성도현 기자 = "중국에서 온 이주민인 걸 확인한 은행 직원이 중국 사람들은 왜 박쥐를 먹냐고 무례하게 말해서 불편했습니다. 사람들이 코로나19는 중국에서 왔다고 생각하고, 중국에서 온 사람이라고 비난할 때 힘들었어요."
"대형마트 안에 있는 푸드코트에서 밥을 먹으려고 할 때 외국인은 사절이라며 들어오지 말라고 했어요."
한국에서 거주하는 이주민들이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차별을 받은 경험을 토로한 내용이다.
이처럼 그간 각종 소규모 모임에서 서로의 경험담을 나눈 이주민들이 주체적인 개별 존재로서 인권에 대해 논의하고 이를 지키기 위한 연대의 방향을 모색하는 자리가 마련된다.
다문화평화교육연구소는 오는 19일 오후 1시 광주 동구 미로센터에서 '코로나19 팬데믹과 이주민 인권'을 주제로 '제1회 광주이주민인권포럼'을 개최한다고 10일 밝혔다.
김선 시민건강연구소 선임연구원과 최홍엽 조선대 법대 교수가 주제 발표를 맡는다.
이미선(몽골계 한국인) 씨, 리셀 이 게그리모스(필리핀계 한국인) 씨, 강세나(캄보디아계 한국인) 씨는 이주민들의 경험담을 모아서 소개한다.
코로나19 정보 접근권에서 소외됐다고 느낀 이주민, 일자리가 없어 서너 달 동안 매일 김치와 라면으로 끼니를 해결한 이주민, 학교에 가지 않는 위층 아이들이 새벽까지 뛰어다녀 층간소음에 시달린 이주민 등의 사례도 제시된다.
다문화평화교육연구소가 광주에서 사는 이주여성 34명의 인권 이야기를 담아 17일에 출간하는 책 '나는 메리암 디비나그라시아 마뉴엘이다'(도서출판 말)에 대해소개하는 자리도 마련된다.
연구소 측은 전문가와 학자, 지원 기관 등의 목소리에 집중하는 대신 이주민과 선주민(先住民)이 함께 살아가는 이야기에 초점을 맞춰 이주민들에 대한 심층 면접을 한 뒤 그 결과를 정리했다.
책 제목에 이름이 포함된 메리암 디비나그라시아 마뉴엘 씨는 1998년 필리핀에서 한국으로 이주한 뒤 2007년 귀화했다. 두 딸을 둔 엄마인 그는 여러 학교와 관공서 등에서 통·번역 업무를 하고 있다.
그는 과거 규정상 주민등록등본에 적을 수 있는 이름은 최대 여덟 글자였기 때문에 한동안 '메리암 디비나그라'라는 이름으로 살았다고 한다. 올해 8월에서야 비로소 가족관계등록부에 전체 이름이 모두 포함됐다.
박흥순 다문화평화교육연구소장은 "언어와 문화와 전통이 다른 낯선 나라로 이주해서 사는 것은 용기 있는 행동임은 틀림없다"며 "이주민과 함께 사는 한국인이 이주민과 공존하려는 실천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raphae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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