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들기 전 습관처럼 술을 마시는 이들이 있다.
사업 걱정에 취업, 교육, 자녀 문제 등 갖가지 이유가 있다.
문제는 점차 시간이 지날수록 더 많은 양의 술을 마시지 않으면 잠이 오지 않게 된다는 것.
이는 자칫 '알코올 유도성 수면장애(alcohol-induced sleep disorder)'가 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국민건강보험공단 통계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불면증으로 진료 받은 사람은 68만9000여 명으로 최근 5년간 연평균 5.2% 증가했다.
또한 보건복지부 지정 알코올질환 전문 다사랑중앙병원의 입원환자 설문조사에 따르면, 2022년 1월부터 10월까지 입원한 전체 환자 844명 가운데 713명이 '입원 전 수면장애로 인해 고통을 겪은 바 있다'고 답했다.
더 큰 문제는 이 조사에서 알코올 중독자 다수가 치료가 필요한 임상적 우울증과 불안장애도 함께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사랑중앙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태영 원장은 "일시적인 불면증은 보통 며칠 지나면 다시 좋아지지만, 만일 1개월 이상 잠들기 어렵거나 잠을 유지하기 어려운 불면증이 계속된다면 치료가 필요하다"며 "매일 잠들기 전 술을 마셔야만 잠을 이룰 수 있다면 한 번쯤 알코올 유도성 수면장애를 의심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알코올은 긴장과 스트레스를 이완시키고 보상과 쾌락을 유발하는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을 분비시켜 일시적으로 기분을 좋게 만든다.
반면에 수면의 질은 크게 떨어진다. 보통 처음 술을 마신 경우 잠에 빨리 들긴 하지만, 이후 뒤척거리며 깊은 잠에 못 들게 된다. 이는, 잠들기 전 마신 술이 뇌를 자극하고, 최적의 수면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렘(REM)수면을 방해해 깊은 잠이 들지 못하고 얕은 잠에 머무르게 하기 때문이다.
결국 지속적인 음주는 수면 패턴을 무너트리며, 알코올 의존과 중독의 위험성만 높일 뿐이다.
호흡 중추 기능을 떨어뜨려 코골이나 수면무호흡증을 유발할 확률도 높인다.
아울러 술은 진정제, 수면제, 항우울제 등과 함께 투여될 때는 상승작용을 일으켜 더욱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김태영 원장은 "술은 내성이 잘 생기는 물질로 처음에는 적은 양의 술을 마셔도 잠이 잘 오는 것 같이 느껴지기도 하지만 결국 나중에는 한 병을 다 마셔도 잠이 쉽게 들 수 없게 된다"며 "평소 자신의 음주습관을 점검해보고 문제가 있다면 혼자 해결하려하기 보다는 하루라도 빨리 가까운 지역 중독관리지원센터나 알코올 전문병원을 통해 도움을 받는게 좋다"고 당부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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