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리그 최고의 홈런왕 박병호. 그 이후가 걱정이다.
이승엽-이대호-박병호-최 정 등으로 이어져온 토종 거포 계보. 아직 '포스트 박병호' '포스트 최 정'이 준비돼 있지 않다.
장타력을 부쩍 늘린 이정후가 MVP에 오르며 최고타자로 우뚝 섰지만 홈런을 노리는 선수는 아니다.
현존하는 최고의 슬러거 박병호가 자신의 후계자를 콕 찍었다. '잠실 빅보이' LG트윈스 외야수 이재원이다.
박병호는 17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 시상식에 6번째 홈런왕 수상을 위해 참석했다. 키움을 떠나 올시즌 KT로 이적한 박병호는 올시즌 막판 부상 공백에도 불구, 35홈런으로 2019년 이후 3년 만에 홈런왕에 복귀했다. 이승엽(5회)을 넘어 역대 최다인 개인 6번째, 2005년의 래리 서튼(만 35세)을 넘어 역대 최고령인 만 36세에 홈런왕에 오르며 화려한 부활을 알렸다.
그는 시상식 후 인터뷰에서 "지난 2년 간 워낙 부진했기 때문에 홈런왕보다 30홈런을 넘는 순간이 가장 기뻤다"고 회고했다.
그는 자신의 시대 이후 홈런 판도를 좌우할 후배를 꼽아달라는 질문을 받았다.
잠시 주저하던 그는 확신을 가지고 답했다. "홈런으로만 봤을 때 이재원 선수"라고 말했다.
상무 군 입대가 예정된 선수. 새로 부임한 LG 염경엽 감독도 "4번 타자 감이었는데…"라며 입대를 무척 아쉬워 했던 대목이다.
박병호는 이재원을 위해 진심 어린 조언을 남겼다.
그는 "사실 홈런왕을 하면서 3할을 치는 게 쉬운 건 아니다. 제가 클 수 있었던 방법은 4타수1홈런 삼진 3개였다"며 두려움 없는 자신 있는 풀 스윙을 조언했다. 일관성 있는 방향을 잡아 타율이 낮고 삼진이 많더라도 인내하며 기다리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뜻. 박병호는 이 부분에 대해 "구단의 방향성이 중요한 것 같다. 받아주고 기다려주는 것과 아닌 것의 차이가 있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경험에서 우러나는 조언이다. 성남고 시절 최고이 우타 슬러거였던 그는 LG트윈스 입단 후 6년간 포텐을 터뜨리지 못했다. 2011년 넥센 이적 후 비로소 잠재력을 터트리며 리그 최고의 거포로 거듭났다.
박병호는 "큰 능력을 가지고 있으니 좀 더 편하게 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라며 "군 입대 여부가 어떻게 될지는 모르지만 지금 가진 힘에 경험이 쌓이면 좌·우측 담장을 쉽게 넘기는 선수가 될 것이다. 앞으로 뭔가 새로운 게 생길 거라고 생각한다"고 확신했다.
이재원은 올시즌 85경기에서 13홈런 43타점, 장타율 4할5푼3리를 기록하며 잠재력을 터트렸다. 올 시즌 후 상무 1차 합격을 한 상태로 입대가 확정적이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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