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위, '황금세대'로 찬사를 받았던 벨기에가 단단히 체면을 구겼다. 무려 24년 만에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탈락하는 굴욕을 당했다. 기대 이하의 경기력에 선수단 내부 분열까지 일어나면서 이번 2022 카타르월드컵은 벨기에 축구 역사에 '오점'으로 남게 됐다.
벨기에가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무득점으로 무승부에 그치며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벨기에는 2일 자정(한국시각) 카타르 알 라이얀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크로아티아와의 조별리그 F조 최종전에서 전후반 90분 동안 골 결정력을 보여주지 못하며 0-0으로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로써 벨기에는 1승1무1패로 승점 4점을 기록하며 조 3위에서 탈출하지 못했다. 크로아티아와 모로코가 16강 티켓을 따냈다. 벨기에 선수들은 경기가 끝나자 고개를 떨궜다. 그라운드에 주저앉는 선수도 있었다.
이날 벨기에는 3-4-3을 들고 나왔다. 티보 쿠르투아 골키퍼에 얀 베르통언, 토비 알더베이럴트, 레안더 덴동커가 수비라인을 구축했다. 티모시 카스티뉴, 케빈 더 브라위너, 악셀 비첼, 토마 뫼니에가 중원. 야닉 카라스코, 드리스 메르텐스, 레안드로 트로사르가 스리톱으로 나왔다. 햄스트링 부상 중인 로멜루 루카쿠는 벤치에서 대기했다.
경기 초반부터 크로아티아가 힘과 스피드에서 벨기에보다 나은 모습을 보여줬다. 페리시치가 킥 오프 후 채 30초도 안돼 박스 바깥쪽에서 슛을 날려 벨기에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벨기에도 전반 10분 메르텐스의 크로스를 카라스코가 슛으로 연결했다. 그러나 골키퍼가 막았다.
크로아티아가 아쉬운 찬스를 날렸다. 전반 15분에 프리킥 혼전 상황에서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하지만 비디오판독(VAR)을 통해 오프사이드가 먼저 있던 것으로 판정돼 페널티킥이 취소됐다. 벨기에는 가슴을 쓸어내렸다. 유럽 최고의 미드필더로 불리는 데 브라위너의 패스는 최전방 공격진에게 제대로 연결되지 않았다. 벨기에는 전반에 유효슈팅 제로를 기록했다.
급기야 벨기에는 후반 시작 후 최전방에 메르텐스를 빼고 루카쿠를 넣었다. 루카쿠는 여러 차례 좋은 골 찬스를 잡았다. 하지만 계속 정확도가 떨어졌다. 투입 3분만에 헤더슛을 날려 골키퍼 앞으로 보냈다. 14분에는 데 브라위너의 패스를 받아 강슛을 날렸지만, 골포스트에 맞는 불운을 겪었다. 루카쿠에게 후반 44분 또 찬스가 갔다. 그러나 슛을 날리지 못했다. 경기력이 너무나 부진했다. 비기기만 해도 16강에 오르는 크로아티아는 급할 게 없었다. 벨기에의 공세를 막고, 가끔씩 날카롭게 역습을 했다. 위협적이었다. 하지만 크로아티아도 골은 넣지 못했다. 후반 45분도 허무하게 흘러가 버렸다. 크로아티아는 환호했고, 벨기에는 좌절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