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프랑스와 폴란드의 16강전은 신기록과 이색 장면이 쏟아진 경기였다.
프랑스는 5일 오전 0시(한국시각) 카타르 도하 알투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년 카타르월드컵 16강전 폴란드와의 경기서 3대1로 승리했다.
디펜딩챔피언 프랑스가 예상대로 우승을 향해 순항하게 된 가운데 신기록도 쏟아졌다.
먼저 프랑스의 베테랑이자 마지막 월드컵 출전을 한 올리비에 지루(36)는 이날 선제골을 터뜨리며 A매치 개인 통산 52호골을 기록했다.
이 기록은 레전드 티에리 앙리가 갖고 있던 프랑스 축구 사상 개인 통산 A매치 최다골(51골) 기록을 갈아치운 것이었다.
이어 후반에는 젊은 괴물 킬리안 음바페(24)가 월드컵 새역사의 한 페이지를 작성했다. 음바페는 후반에 연속골을 터뜨렸다. 이번 카타드월드컵에서는 5호골로 득점 1위가 됐다.
앞서 러시아월드컵에서 월드컵 데뷔전을 치른 음바페는 4골을 넣은 적이 있어 통산 9골이 됐다.
오는 20일 24번째 생일을 맞는 음바페는 24세 미만을 기준으로 역대 월드컵에서 가장 많은 골을 넣은 주인공이 됐다. 종전에는 '축구황제' 펠레가 7골로 최다 기록을 보유하고 있었다.
펠레는 18세이던 1958년 스웨덴월드컵에 출전해 8강에서 1골, 4강에서 해트트릭, 결승에서 2골 등 총 6골을 넣었다. 이어 1962년 칠레월드컵에서 1골을 보태 24세가 되기 전 7골을 기록한 바 있다.
프랑스 골키퍼 요리스와 미드필더 그리즈만도 각자의 신기록을 작성했다. 요리스는 이날 A매치 141번째 경기에 출전하며 릴리앙 튀랑의 프랑스 A매치 최다 출전 기록과 타이를 이뤘다.
그리즈만은 A매치 71경기 연속 출전하며 대표팀 스승 디디에 데샹 프랑스 감독이 갖고 있던 최다 출전 기록을 경신했다.
그런가 하면 보기 드문 이색 장면도 축구팬들의 시선을 끌었다. 전반 41분 쥘 쿤데가 심판에게 뒤늦게 딱 걸렸다. 쿤데는 이날 경기 시작부터 금목걸이를 착용하 채 뛰었다. 경기를 중계하던 MBC 안정환 해설위원은 진작이 이를 발견하고 "어? 이상한데요. 목걸이 같은 액세서리를 차고 출전하면 안되는데…"라며 의구심을 제기하기도 했다.
하지만 경기는 계속 진행됐고, 41분이 돼서야 심판이 경기를 중단시킨 채 쿤데를 불러 목걸이를 제거하도록 했다. 쿤데가 치렁치렁 달고 있던 목걸이를 빼는 장면은 전세계에 생중계되면 웃음을 선사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규정에는 목걸이, 반지 등 액세서리는 부상 방지를 위해 착용을 금지하고 있는데, 심판진이 미처 사전에 체크하지 못한 데서 나온 해프닝이었다.
후반 12분에는 선제골의 주인공 지루가 이번 월드컵에서 가장 그림같은 골을 성공했다가 무효가 됐다. 얼리크로스가 폴란드 문전으로 향하자 골키퍼 에흐 슈체스니가 프랑스 선수들과 뒤엉키며 펀칭 클리어를 했다. 이어 흘러나온 공을 페널티 지역 오른 구석에 있던 지루가 교과서같은 오버헤드킥으로 골그물 왼쪽 구석을 적중했다.
하지만 지루의 킥이 시도되기 직전 주심의 휘슬이 울렸다. 문전 경합 과정에서 골키퍼에 대한 차징 파울이 있었다는 판정이었다. 자연스럽게 지루의 골은 무효.
폴란드의 자존심 레반도프스키는 종료 직전인 후반 54분 페널티킥에서 죽다가 살아나며 체면을 살렸다. 골키퍼의 타이밍을 빼앗기 위해 한 템포 멈추는 페이크 동작을 취했다가 오른발 킥을 했는데 프랑스 골키퍼 요리스의 선방에 막힌 것.
한데 주심의 휘슬이 또 울렸다. 킥을 하기 전 골키퍼 요리스가 골라인에서 두 발을 먼저 떼면 안된다는 판정 규정을 어긴 바람에 페널티킥을 다시 차라고 한 것. 4년 전 러시아월드컵에서 새로 도입돼 페널티킥에서 골키퍼들을 자주 괴롭혔던 장면이 이번 월드컵에서 다시 등장한 것이다.
다시 기회를 얻은 레반도프스키는 첫 번째와 똑같은 방식으로 멈칫하며 킥을 날렸고, 이번에는 다행히 성공했다. 폴란드의 영패를 면하게 하며 간신히 체면을 살렸다.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