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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시 앞에서 안쓰러웠던 모드리치, 안면에 공 강타→교체 아웃→고개 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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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14일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르헨티나와 크로아티아의 2022년 카타르월드컵 준결승전은 리오넬 메시와 루카 모드리치의 '크랙' 대결로 요약됐다.

4년 전인 2018년 러시아월드컵에선 모드리치가 이끄는 크로아티아가 조별리그에서 아르헨티나를 3대0으로 대파하며 메시의 자존심을 짓밟았다. 모드리치는 크로아티아 역사상 최고 성적인 준우승을 이끄는 활약으로 발롱도르를 수상했다.

4년 만에 다시 만난 메시와 모드리치. 정확히 반대의 결과가 나왔다. 메시의 1골 1도움과 훌리안 알바레즈의 멀티골을 앞세운 아르헨티나가 결승 길목에서 브라질을 꺾고 준결승에 오른 크로아티아를 3대0으로 대파하고 8년만에 결승에 올랐다.

메시는 35세란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이날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전반 34분 알바레즈가 얻어낸 페널티를 침착하게 선제골로 연결했다. 월드컵 개인통산 11호골로, 아르헨티나 역사상 월드컵 최다득점자로 등극했다. 알바레즈의 추가골로 2-0으로 앞선 후반 24분에는 완벽한 개인기로 상대 수비수를 뚫어낸 뒤 알바레즈의 쐐기골까지 도왔다. 루사일 스타디움을 수놓는 '원맨쇼'였다.

아르헨티나의 10번 메시가 반짝반짝 빛을 낼 때, 크로아티아의 10번 모드리치는 힘을 쓰지 못했다. 일방적으로 끌려가는 경기 양상에서 공을 소지하지 못한 모드리치가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았다. 후반에는 안쓰러운 장면도 나왔다. 상대 선수가 걷어낸 공에 안면을 정통으로 맞았다. 후반 36분 교체아웃되기 직전에 발생한 일이다.

경기장을 찾은 크로아티아 팬들은 벤치로 물러난 모드리치를 향해 기립박수를 보냈다. 벤치에 앉은 모드리치는 고개를 푹 숙인 채 남은 시간을 보냈다. 종료 후 어두운 표정으로 레알 마드리드 동료였던 아르헨티나 공격수 앙헬 디 마리아 등과 인사를 나눴다.

크로아티아의 월드컵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3, 4위전을 남겨뒀다. 하지만 다음 월드컵에선 41세가 되는 모드리치가 만약 3, 4위전에 출전하지 않는다면, 이날이 사실상 마지막 월드컵 경기로 남는다. 지난 대회에서 준우승에 머문 모드리치는 조금 더 멋진 마무리를 원했을 것이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