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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어우우'(어차피 우승은 우리은행) 확정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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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어우우(어차피 우승은 우리은행) 확정?'

카타르월드컵이 열리면서 '22명이 90분 동안 공을 쫓아다닌 후 결국 독일이 이긴다'는 말이 다시 회자가 됐다. 지난 1990년 이탈리아월드컵에서 잉글랜드의 축구 영웅 게리 리네커가 4강에서 독일에 패한 후 내뱉은 것이다. 당시 최강 독일의 위용을 드러내는 대표적인 명언이 됐다.

올 시즌 여자 프로농구에 빚대면 '10명이 40분 동안 공을 만지고 던진 후 결국 우리은행이 이긴다'로 치환할 수 있게 된다. 우리은행은 15일 현재 12승1패를 기록, 9할2푼3리의 승률로 1위를 독주하고 있다. 차례대로 13연승, 11연승, 9연승을 올리며 33승2패, 무려 9할4푼3리의 승률을 기록했던 2016~2017시즌에 버금가는 페이스라 할 수 있다.

그 다음 해부터 지난해까지 5시즌동안은 박지수가 본격적으로 가세한 KB스타즈와 치열한 양강 구도를 형성하며 이 정도의 일방적인 질주를 할 수 없었다. 공교롭게 박지수가 공황장애로 비시즌 훈련부터 함께 하지 못했고, 지난달 팀에는 합류했지만 언제 경기에 다시 나설 수 있을지 미지수인 상황이기에 다시 우리은행의 독주가 재현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우리은행이 시즌 전부터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힌 것은 사실이지만, 이 정도의 승률이 나올 것이라 예상하긴 힘들었다. 아무리 박지수가 없더라도 KB가 우승 멤버를 그대로 보유하고 있는데다, 삼성생명이 특급 신예 키아나 스미스를 영입했고, BNK썸이 시즌 중반이 되는 시점까지 돌풍을 일으키며 호적수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은행은 탐색전 성격이 강했던 지난달 삼성생명과의 시즌 첫 맞대결에서 키아나와 강유림에 각각 27득점과 22득점을 허용하며 단 한 차례 패했을 뿐, 모든 경기에서 대부분 압승을 거두고 있다. 이는 경기당 75.1득점, 56.6실점으로 두 부문 모두 1위를 달리고 있는 것에서도 잘 나타난다. 득실차가 +18.5점이나 된다. 득실차 2위인 BNK가 +2.9점에 불과한 것을 감안하면 올 시즌 우리은행의 위력을 새삼 실감할 수 있다.

이는 2016~2017시즌과 비교해도 더 넣고, 덜 먹는 패턴이다. 당시 역대급 용병으로 꼽히는 존쿠엘 존스의 존재감 덕분이었다면, 올 시즌은 공수 모두에서 '역시'라는 찬사를 받는 FA 김단비의 영입 덕이라 할 수 있다. 박혜진 김정은 최이샘 박지현 등 모두 국가대표인 동료들에다 김단비가 가세하면서 '화룡점정'이 된 우리은행이 만약 16일과 18일에 연달아 맞붙는 2위 삼성생명과 3위 BNK전에서 연승을 거둘 경우 14승1패로 리그 반환점을 도는 동시에 사실상 정규시즌 우승을 일찌감치 확정지을 것으로 보인다.

좀처럼 다음 경기에 대해 언급을 하지 않는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도 지난 12일 KB스타즈전에서 다소 무기력한 플레이를 펼쳤음에도 승리를 거둔 후 "다시 전열을 가다듬어 연달아 맞붙을 삼성생명 BNK전에서 좋은 경기를 하겠다"고 말할 정도였다.

벌어진 승차를 어차피 뒤집기 힘든 상황이라 나머지 팀들이 굳이 우리은행전에 집중하기 보다는 플레이오프 마지노선인 4위 이상 확보에 더 집중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KB 역시 박지수가 극적으로 합류한다고 해도 마찬가지 입장이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