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 전 막내아들이 태어날 때 받았던 사랑을 더 어려운 환자들을 위해 돌려드리려고 합니다."
지난 13일 서울 동대문구 장안동에 거주하는 60대 남성 박 모씨가 가톨릭대학교 은평성모병원 사회사업팀을 방문했다.
그는 23년 전 막내아들을 출산할 때 병원에서 의료비를 지원받았는데, 그 때 받았던 사랑을 갚고 싶어 직접 찾아왔다고 전했다.
1999년 3월 16일 박씨는 은평성모병원의 전신인 동대문구 성바오로병원에서 제왕절개 수술로 5남매의 막내아들을 출산했다.
막내아들을 얻었다는 기쁨도 잠시, 당시 경제적 사정이 어려웠던 가족들은 당장 병원에 지불해야 할 출산비용에 걱정이 앞섰다.
당시에도 박씨는 성바오로병원 사회사업팀을 찾아 자신의 어려운 사정을 전했다. 가족들의 소식을 접한 병원은 사회사업팀을 통해 10만 원의 의료비를 지원하고 가족들이 무사히 퇴원할 수 있도록 도왔다.
병원과 의료진의 작은 배려 속에 화목한 가정을 꾸려나가던 가족들은 "23년 전의 우리보다 더 어려운 상황에 처한 환자들에게 조금이라도 힘을 보태고자 가족 모두의 마음을 담았다"는 말과 함께 당시 지원 받았던 의료비 10만 원의 23배인 230만 원을 은평성모병원에 기부했다.
또한 당시 태어난 막내아들이 건강하게 자라 교사 임용고시를 준비하고 있으며 5남매 모두 장성해 행복하게 생활하고 있다는 소식도 전해왔다.
은평성모병원은 박씨 가족의 기부금을 자선진료기금으로 활용해 경제적, 의료적 취약계층들이 질병과 생활고라는 악순환 속에서 고립되지 않도록 도울 예정이며, 연말연시를 맞아 사회사업팀을 통한 자선진료와 교직원들의 자발적 참여로 운영하고 있는 은평성모자선회 활동 등 생명나눔 이념실천을 강화할 계획이다.
개원 초기부터 '가난하고 의지할 데 없는 환자의 어려운 형편에 마음을 기울여, 이 환자들도 따뜻한 의료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힘쓴다'는 가톨릭중앙의료원의 영성을 적극적으로 실천하고 있는 은평성모병원은 2022년 현재(11월 31일 기준) 총 1375건의 자선진료를 시행해 약 12억 400만 원의 진료비를 의료소외계층에게 제공했으며, 하나금융나눔재단과의 협력을 통한 '다시 봄' 각막이식 지원사업 등 다양한 사회공헌 사업을 전개 중이다.
또 교직원들이 매월 마련하는 700여만 원의 은평성모자선회 정기 기부금으로 지역사회 기관후원, 청년자립 및 취약계층 지원에 나서고 있다.
은평성모병원 사회사업팀장 김현균 수녀는 "교직원들이 환자들에게 건네는 따뜻한 눈빛과 진심어린 말들이 환자의 마음에 깊이 간직돼 선한 영향력으로 선순환 되고 있음을 다시 확인했다"면서 "2023년 개원 5주년을 맞이하는 은평성모병원이 따뜻한 생명의 봉사자로서 더욱 단단히 뿌리내릴 수 있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최승혜 병원장은 "23년 전 뿌린 작은 나눔의 씨앗이 사랑이라는 큰 열매로 돌아와 모든 교직원들에게 큰 감동을 선물했다"며 "5남매의 가족들이 보여준 생명사랑 정신이 더욱 빛날 수 있도록 '몸과 마음이 치유되는 좋은 병원'을 실현하는데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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