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미안하다고 해주고 싶어요."
비시즌 두산 베어스는 FA 시장에 '큰 손'으로 나섰다. 창단 후 가장 낮은 순위인 9위로 2022년 시즌을 마치면서 8년 간 팀을 이끌었던 김태형 감독과 결별하고 이승엽 감독을 새롭게 선임했다.
이 감독을 위한 '취임 선물'은 양의지(36)였다. 지난 11월 4+2년 총액 152억원이라는 역대 FA 최고 금액을 안기면서 확실한 대우를 했다.
양의지는 4년 만에 다시 두산 유니폼을 입게 됐다. 2006년 신인드래프트에서 두산의 지명을 받은 양의지는 경찰 야구단을 제대한 뒤 2010년부터 본격적으로 주전 안방마님으로 발돋움했다.
2015년 한국시리즈 우승과 2016년 통합우승을 이끈 그는 2018년 시즌을 마치고 NC 다이노스와 총액 125억원에 계약을 했다.
양의지가 떠난 자리는 박세혁이 채웠다. 2012년 입단한 박세혁은 3할 타율-20홈런을 기록했던 양의지 만큼 폭발적인 공격력은 아니지만, 빠른 발을 앞세워 단타를 장타로 바꾸는 능력이 탁월했다. 주전 포수로 충분히 도약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양의지라는 산이 거대했다.
양의지의 백업포수로 착실하게 경험을 쌓아온 박세혁은 2019년 두산의 통합 우승 중심에 서면서 양의지 그림자를 완벽하게 지웠다.
운명은 얄궂었다. 양의지가 두 번째 FA 자격을 얻은 가운데 박세혁은 첫 FA 자격을 얻었다.
두산이 양의지를 영입하면서 박세혁은 팀을 떠날 수밖에 없었다. 결국 양의지를 놓친 NC가 박세혁과 4년 총액 46억원에 계약했다
자신이 오면서 팀을 떠나게 된 후배의 모습에 양의지는 미안한 마음이 앞섰다.
양의지는 "나와 (최)재훈이, (박)세혁이, (김)재환이 4명이 어릴 때 고생을 많이 했다. 그런데 재훈이와 재환이가 잘 됐고, 세혁이도 FA 계약을 하는데 잘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런데 뜻하지 않게 두산으로 돌아오면서 세혁이가 NC로 가게 됐다. 두산에 남고 싶은 마음이 컸는데 마음에 걸렸다. 미안하고, 미안하다고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동시에 후배의 새출발을 응원했다. 양의지는 "세혁이는 아직 젊기 때문에 두 번째 FA 때 잘해서 두 번째 FA 때 좋은 대우를 받았으면 좋겠다. 또 세혁이가 '열심히 하자'고 해줘서 형으로서 기분 좋게 두산으로 올 수 있었다. 세혁이에게도 박수를 쳐줬다"고 말했다.
박세혁에게는 미안한 마음이 컸지만, 양의지 역시 두산으로 온 돌아온 감회는 남달랐다. 양의지는 "신인 때에는 꿈에 그리던 프로에 입단해서 좋았다.지금은 다시 한 번 입단한 팀에 돌아올 수 있게 돼서 기쁜 마음이 크다"고 밝혔다.
잠실=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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