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강진욱 기자 = 미국의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은 자신이 1984년 제작한 영화 'E.T.'를 2002년 재개봉할 때 컴퓨터 그래픽으로 연방 요원의 총을 워키토키로 바꿔 편집한 것을 후회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27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스필버그 감독은 최근 타임지와 가진 인터뷰에서 "그러지 말았어야 했다"며 "옛 문화유산을 오늘날의 잣대로 검열하는 데 반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예술작품은 "신성불가침이고 역사이며 문화유산"이라며 "'E.T.'는 그 시대의 산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모든 영화는 그 영화를 만들 때 우리가 어디에 서 있었고 세상이 어떤 모습이었으며, 그 이야기를 통해 세상 사람들은 무엇을 느꼈는지를 알려주는 이정표와 같은 것"이라며 "정말로 내 영화에서 총을 들어낸 것을 후회하고 있다"고 거듭 유감의 뜻을 밝혔다.
그는 이어 "자발적으로든 강제적으로든 지금의 시각으로 옛날 영화를 손질해서는 안 된다"며 "누구도 그러지 말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그의 인터뷰는 미국 월트디즈니가 애니메이션의 고전으로 손꼽히는 '아기 코끼리 덤보' '피터팬' 등에 인종차별 경고를 붙이고 어린이를 위한 동영상 콘텐츠 메뉴에서 삭제할 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 이뤄졌다.
이달 초에는 펭귄 랜덤하우스가 PG 우드하우스가 쓴 '지브스 앤 우스터' 소설의 공격적인 인종차별적 언사를 삭제하고 사전 경고문을 부친 사실이 텔레그래프 보도를 통해 알려지기도 했다.
아가사 크리스티의 추리소설 '미스 마플'과 '포이로트'에서도 비슷한 방식으로 하퍼 콜린스 출판사에 의해 인종차별적 언사가 들어간 문장이 통째로 삭제됐다.
이언 플레밍의 소설 '제임스 본드'도 신판에서는 공격적 표현이 삭제됐고, 동화작가 로알드 달의 작품들에서도 "뚱뚱한" "추한" 등의 표현이 지워졌다.
kjw@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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