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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규놀이' 본산→'에이스도 5이닝 99구', 끝판왕의 데뷔 첫 선발등판, 60구로 과연 몇 이닝을? "오버 안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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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키움 히어로즈는 '용규놀이'의 본산.

거두 이용규를 필두로 김혜성, 김태진, 이지영에 신인 포수 김동헌까지 가세했다.

이들 커트맨들은 2일 대구 삼성전에 에이스 데이비드 뷰캐넌을 집요하게 괴롭혔다. 1회 2사 후 김혜성이 10구 승부를 펼쳤다. 3회에는 1사 후 김동헌이 8구 승부 끝에 뜬공, 2사 후 이형종이 9구 승부 끝에 삼진으로 물러났다.

4회에는 이용규가 2사 1,3루에서 7구 승부를 펼친 끝에 땅볼 아웃됐다.

4회까지 3안타 1볼넷 무실점. 출루는 단 4차례 허용했을 뿐인데 투구 수는 이미 82구에 이르렀다.

5회에도 김휘집이 7구 뜬공, 김동헌이 9구 삼진으로 뷰캐넌의 투수 수를 악착 같이 늘렸다. 결국 5이닝 만에 99구가 채워진 뷰캐넌은 3안타 1볼넷 3탈삼진 무실점 호투에도 퀄리티스타트에 실패했다.

3일 대구 키움전에서 2005년 프로 데뷔 후 첫 선발 등판에 나서는 '끝판왕' 오승환.

과연 몇 이닝을 소화할 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예정 투구수는 50~60구.

호투를 하더라도 키움이 뷰캐넌을 상대하듯 오승환을 물고 늘어지면 3이닝이 최대치다. 뷰캐넌은 3회까지 단 2안타만 내주는 무실점 호투 속에서도 60구를 던졌다.

오승환에게 60구 이상은 무리다. 승부욕으로 더 길게 가면 갑작스레 늘린 투구수에 과부하가 걸릴 수 있다.

무리할 이유는 전혀 없다. 선발 등판 자체는 목표가 아닌 수단에 불과하다. 좋을 때로 돌아가기 위한 징검다리일 뿐이다. 오랜만에 평소보다 많은 공을 던지며 좋을 때 감각과 밸런스를 찾고 홀가분 하게 두번째 투수에게 마운드를 넘기면 된다.

문제는 이번 등판이 오승환 커리어에 있어 처음이자 마지막 선발 등판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두고두고 회자될 수 있는 보기 드문 등판인 만큼 오승환으로서도 욕심을 낼 수 있다.

한미일 3국의 마무리 투수를 평정한 대투수. 산전수전 다 겪은 대한민국 마무리의 위대한 독보적 상징이지만 그 역시 선발 마운드는 낯설기만 하다.

얼마나 마음을 제어하면서 평정심을 유지하느냐가 중요해졌다. 오승환은 주위의 우려에 "절대 오버하지 않을테니 걱정하지 말라"며 안심시키고 있다. 하지만 승부욕 강한 선수라 경험해보지 못한 선발 마운드에 오르면 마음이 또 어떻게 달라질 지 아무도 모른다.

과연 오승환을 선발로 상대하는 키움은 어떤 공략법을 들고 나올까. '첫 선발 경험' 오승환은 상대의 조기강판 전략을 어떻게 헤쳐나갈까. 흥미로운 관전포인트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