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성향상 그냥 빠질 선수는 절대 아니니까요."
SSG 랜더스 기예르모 에레디아가 2경기 연속 결장했다. 손목 통증 때문이다. 사유는 다소 황당하다. 에레디아는 9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 원정 경기를 앞두고, 숙소를 나오다가 부상을 당했다. 자신의 짐이 들어있는 가방을 들었는데 그 과정에서 손목을 삐끗했다. 좋지 않은 예감. 일단 야구장에 나온 에레디아는 배트를 가볍게 휘둘러보며 상태를 점검했다. 그런데 "손목에 힘이 안들어간다"며 정상적인 스윙을 하기 힘든 상태라는 것을 설명했다. 코칭스태프와 트레이닝 파트도 선수의 의견을 존중했다. 에레디아는 9일 KIA전에서 결장했다.
하루 정도 쉬면 괜찮아질 것이라 예상했는데, 이튿날에도 상태는 좋지 않았다. 에레디아는 이날도 손목에 힘이 들어가지 않아 훈련을 진행하지 못했다. 스타팅 멤버에서도 제외됐다. 2경기 연속 결장이다. 10일 경기전 만난 SSG 김원형 감독은 "병원 검진을 했는데 크게 뭐가 있는 상황은 아니다. 단순 타박상이라고 한다. 그런데 오늘도 테스트를 해봤는데 선수가 힘들다고 이야기 한다. 손목 안쪽인데 힘이 안들어가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사실 개인 짐 가방을 들다가 경기에 나오지 못할 정도의 부상을 당하는 것은 보기 드문 장면이다. 외상이 있지 않아 선수도, 지켜보는 사람들도 답답하다.
하지만 누구보다 선수 본인의 느낌을 믿을 수밖에 없다. 김원형 감독은 "가방을 들다가 부상을 당하는게 이해는 안되지만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해야 한다. 에레디아가 성향상 그냥 빠질 선수는 절대 아니다. 스스로 불편함을 느끼기 때문에 쉬게 해주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에레디아의 결장은 팀 타선에 엄청난 마이너스다. 올 시즌 30경기에서 타율 3할7푼3리 3홈런 26타점을 기록 중인 에레디아는 리그 타율 1위, 타점 2위, 최다 안타 1위에 올라있다. 공격의 핵심으로 이번 광주 원정 3연전에서 4번타자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했는데 황당한 부상으로 2경기를 날리면서 누구보다 스스로가 아쉬운 상황이다.
광주=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