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태풍이 몰아친 한 이닝이었다. LG 트윈스가 자랑하던 젊은 불펜진이 말 그대로 추풍낙엽마냥 휩쓸렸다.
LG 트윈스는 1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1대11, 무려 10점차로 대패했다. LG의 4연승도, 키움의 5연패도 끊겼다.
11점 중 9점이 1-0으로 앞서고 있던 7회 한 이닝에 나온 점수였다. 키움은 간판스타 이정후를 필두로 극심한 타격 부진에 시달려왔다. 5연패 기간 중 13득점, 그나마도 최근 2경기에서 10득점을 낸 것.
LG는 6회말 2사 1,2루에서 '홈런 1위' 대타 박동원의 적시타로 선취점을 뽑았다. 하지만 좋은 건 이때까지였다.
7회초 키움 히어로즈 타선이 오랜 침묵을 깨고 대폭발했다. '홀드왕' 정우영부터 '올해의 발견' 유영찬까지, LG 트윈스가 자랑하는 불펜진을 초토화시켰다.
김윤식은 6회까지 무실점으로 호투중이었다. 하지만 첫 타자 에디슨 러셀의 3루타가 키움 타선을 깨웠다.
LG 벤치는 투구수 72개에 불과했던 김윤식을 빠르게 교체했다. 자신있는 불펜 싸움으로 승부를 걸었다. '2022 홀드왕' 정우영이 마운드에 올랐다.
하지만 활화산처럼 타오르는 키움 타선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정우영은 첫 타자 이형종을 삼진 처리했지만, 박찬혁에게 볼넷을 내준데 이어 임병욱에게 중견수 키를 넘기는 2타점 역전타를 얻어맞았다. 천하의 박해민조차 따라가기 버거웠던 매서운 타구였다. 뒤이어 김휘집도 안타를 때려냈고, LG는 유영찬을 투입했다.
유영찬은 염경엽 LG 감독이 박명근과 더불어 "고우석이 없을 때 마무리로 기용할만한 투수"로 꼽았던 선수다. 염 감독은 기존 필승조(정우영 이정용 고우석) 외에 '젊은 필승조(유영찬 박명근)'의 발굴을 큰 수확으로 꼽으며 "앞으로 10년을 책임질 투수들이다. 감독은 지금 당장의 성적뿐 아니라 떠난 뒤의 미래도 생각해야하는 자리"라고 강조한 바 있다.
하지만 이날 유영찬은 아웃카운트 하나 잡지 못하고 난타당했다. 이지영의 3루 강습 1타점 2루타에 이어 이정후의 2타점 적시타가 뒤따랐다. 이원석은 볼넷으로 걸어나갔다. 어느덧 점수는 1대5까지 벌어졌다.
베테랑 불펜 최성훈이 마운드에 올랐지만, 김혜성 이형종 박찬혁의 적시타가 잇따라 터졌다. 타자 일순을 넘어 13명의 타자가 LG 불페늘 상대로 8안타 2볼넷 9득점을 휘몰아쳤다.
LG는 8회에도 배재준이 김혜성에게 2타점 3루타를 허용하며 기어코 두자릿수 실점을 하고 말았다.
이날 경기는 지난해 후반기 LG 토종 에이스로 거듭난 김윤식에겐 2주만의 복귀전이었다. 김윤식은 6이닝 5피안타 1실점으로 호투했다. 키움 최원태(6이닝 7피안타 1실점)과 대등한 선발싸움을 벌였다. 하지만 불펜의 붕괴로 시즌 3승 기회를 놓쳤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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