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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9km 강속구 앞세워 첫 세이브' 한 단계 더 성숙해진 김서현...'야수들 향해 90도 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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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스포츠조선 박재만 기자] 9회 마운드에 오른 한화 이글스 김서현이 최고 구속 159km 강속구를 앞세워 뒷문을 완벽히 잠갔다.



생애 첫 세이브를 올린 순간 그라운드에서 가장 높은 곳인 마운드에 서 있던 루키는 모자를 벗고 야수들을 향해 90도 인사를 건넸다.



전날 삼성전 승리 직후 팀을 이끌던 수베로 감독의 갑작스러운 경질 소식에 선수단 모두 어수선한 분위기 속 인천 원정길에 올랐다. SSG 랜더스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가 열린 13일 인천 SSG랜더스필드.



수베로 감독 경질 이후 새 사령탑에 오른 최원호 감독과 한화 이글스 선수단을 취재하기 위해 모인 취재진으로 경기 전 그라운드는 붐볐다.



오후 6시 30분 구심의 플레이 콜과 시작된 경기. 한화는 첫 타석부터 선제 스리런포를 터뜨린 4번 타자 채은성과 5.1이닝 1실점 호투를 펼친 선발 투수 장민재의 활약에 힘입어 9회까지 리드했다.



5대2 3점 차로 앞서고 있던 9회. 최원호 감독은 승리를 지키기 위해 김서현 카드를 꺼내 들었다. 전날 삼성전 1이닝을 소화했던 김서현은 프로 데뷔 첫 연투에 나섰다.



데뷔 첫 세이브 찬스. 마운드에 오른 김서현은 흙에 손가락으로 3과 70을 그린 뒤 피칭을 준비했다. 전날 경질 이후 팀을 떠난 수베로 감독의 등번호 3번과 로사도 코치의 등번호 70번을 새긴 것으로 추정된다.

첫 타자 SSG 오태곤을 상대로 던진 초구는 156km 직구. 2구 158km. 강속구에 팬들 함성이 터져 나왔다. 3구째 던진 몸쪽 깊은 156km 직구가 몸에 맞자, 김서현은 모자를 벗고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무사 1루 대타 조형우 상대 던진 초구 직구가 크게 빠지자, 포수 최재훈은 마운드를 찾아 김서현과 대화를 나눴다. 김서현은 변화구를 던져보고 싶다고 말했고 최재훈은 후배 제안을 받아들였다.



폭투로 인해 주자는 2루까지 진루한 상황. 김서현은 슬라이더 2개를 던져 조형우를 투수 앞 땅볼 처리했다.



대타 최항을 상대로는 슬라이더만 연속 4개 던져 삼진. 마지막 타자였던 최주환에게는 체인지업을 던져 2루 땅볼 처리하며 생애 첫 세이브를 올렸다.



꿈에 그리던 프로 무대 첫 세이브를 올린 루키는 주먹을 불끈 쥐며 환하게 웃었다. 그제야 긴장감이 풀린 김서현은 모자를 벗은 뒤 야수들을 향해 90도 인사를 건넸다. 자신을 도와준 형들을 향해 고마운 마음을 전한 김서현.



포수 최재훈은 당차게 공을 던진 루키가 기특한 듯 머리를 쓰다듬었다. 마운드에 모인 한화 선수들은 승리의 세리머니를 함께했다.



최원호 감독 데뷔전에서 승리를 선물한 루키 김서현은 생애 첫 세이브 기념공을 감독에게 양보했다. 대신 팬들의 열띤 환호를 받으며 기분 좋게 하루를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