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삼성이랑만 야구 하고 싶다.'
사자만 만나면 힘을 내는 호랑이,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프로 스포츠 세계에서는 '천적' 관계가 형성된다. 아무리 전력이 떨어져도, 분위기가 안좋아도 특정팀만 만나면 힘이 나는 것이다.
이번 시즌 KIA 타이거즈에게는 삼성 라이온즈가 그야말로 '보약'이다. 삼성만 만나면 함박웃음이 난다.
KIA는 17일 대구에서 열린 삼성전에서 7대6으로 승리했다. 16일 3연전 첫 번째 경기 승리에 이은 2연승.
사실 KIA는 삼성과의 3연전을 앞두고 걱정이 많았다. 지난 주말 두산 베어스와의 3연전 스윕패를 당한 것 포함, 5연패를 기록중이었다. 타선 부진이 뼈아팠다. 최형우, 박찬호 정도를 제외하고 완전히 침체된 모습이었다. 특히 외국인 타자 소크라테스는 의욕이 없어보인다는 평가를 들을 정도로 무기력했다.
그런데 이게 웬일. 삼성을 만나 완전히 살아났다. 사실 16일 경기도 선발 앤더슨이 초반 흔들리며 어렵게 풀렸지만, 7회 대거 7득점을 하며 경기를 뒤집었다. 지독하게 못치던 황대인이 류지혁의 부상으로 교체 투입돼 추격 홈런에 결승타까지 쳤다. 그 기세를 몰아 17일 경기는 장단 14안타를 폭발시켰다. 가장 반가운 건 소크라테스의 홈런포. 5회 삼성 선발 수아레스를 상대로 시즌 4호 솔로포를 폭발시켰다.
김종국 감독은 5연패 중이었지만, 삼성전을 앞두고 좋은 기억을 강조했다. 앞서 치렀던 삼성과의 첫 3연전을 스윕하며 반등한 경험이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달 개막 후 4승10패 꼴찌라는 초라한 성적을 거둘 때 삼성을 만나 3연전을 스윕하며 반등에 성공했었다. 당시에도 "도대체 어떻게 이길까"라는 얘기가 나올만큼 타선이 부진했는데, 3연전 첫 번째 경기 최형우의 극적 끝내기 스리런 홈런이 터지며 반전 드라마가 완성됐다.
삼성을 만나 꼴찌에서 탈출하고, 5연패를 끊은 KIA. 이제 다시 5할 승률 고지 정복이 눈앞이다. KIA 입장에서는 삼성이랑만 야구를 하고 싶을 것 같다. 다음 3연전은 7월 11일부터 광주에서 열린다. 물론 18일 3연전 마지막 경기를 이겨야 '천적' 관계가 완벽하게 성립된다. 올시즌 제구 난조를 겪고 있는 선발 이의리인데, 삼성을 만나 호투한다면 재밌는 시나리오가 완성될 수 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