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마치 10년 차 베테랑 투수 처럼 마운드를 운영하고 있는 루키 투수. 벤치 입장에서 이뻐하지 않을 수 없다.
KIA 타이거즈 투수 윤영철이 진화하고 있다. 경기를 거듭할 수록 더욱 강력해진 모습으로 벤치에 단단한 믿음을 주고 있다.
윤영철은 17일 대구 삼성전에 데뷔 6번째 등판을 했다. 선발 5⅓이닝 동안 92구를 소화하며 4안타 2볼넷 2탈삼진 1실점(비자책)으로 7대6 승리를 이끌었다. 데뷔 후 최고 피칭 속 시즌 2승째(1패).
이날 라이온즈파크에 분 강한 바람 과 1만 명이 넘는 삼성 팬들의 함성 속에서도 흔들림 없이 페이스를 유지하며 호투를 이어갔다. 5회까지 무려 3차례나 삼자범퇴 이닝으로 삼성 타선을 압도했다.
길게도 던졌다. 직전 등판이던 지난 11일 광주 SSG전 5이닝 91구를 뛰어 넘는 데뷔 최다 이닝과 최다 투구 수를 한꺼번에 경신했다. 최고 구속 141㎞의 직구를 절반 가까이 던졌고, 슬라이더와 체인지업 커브를 섞어 타이밍을 빼앗았다.
갈수록 놀라운 루키의 발전 속도.
KIA 김종국 감독은 이날 경기 후 "윤영철이 상대타선을 최소 실점으로 잘 막아내면서 선발투수 역할을 너무나도 잘 해줬다. 등판을 거듭할수록 발전하는 모습이 고무적"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다음날인 18일 우천 취소된 대구 삼성전. 광주 이동을 앞두고 만난 김종국 감독은 전날에 이어 막내 선발투수 칭찬을 이어갔다. "지쳤을 줄 알았는데 포심 패스트볼 무브먼트가 오히려 더 좋아졌다. 구위가 떨어진 게 아니라서 쉬어갈 필요가 있나 싶을 정도다. 내가 판단을 잘못한건가?"라며 새로운 고민을 토로했다.
윤영철은 이날 경기 후 "이전 경기까지는 직구를 힘을 빼고 가볍게 던진 느낌이었는데 이렇게만 던지면 안 될 것 같은 생각이 들기도 했고, 오늘 컨디션도 괜찮아가지고 조금 더 힘을 썼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 감독은 "공을 던질수록 스스로 느끼면서 리그에 적응력이 점점 더 빨라지는 듯한 모습이다. 확실히 공을 던질 줄 알고, 타자와 싸울 줄 아는 투수"라고 긍정 평가했다.
'대투수' 양현종의 신인 시절을 동료 선배로서 기억하는 김종국 감독에게 두 투수의 루키 시즌을 물었다.
김 감독은 크게 주저하지 않고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현종이는 수직 무브먼트와 볼끝이 좋은 (이)의리 같은 유형의 투수였어요. 구위는 현종이가 좋았지만 완성도나 게임을 풀어가는 요령, 멘탈은 스무살의 현종이보다 영철이가 낫지 않나 싶어요. 운영, 제구, 배짱 등 현종이의 그 시절보다 더 나은 것 같아요."
김종국 감독은 전날 윤영철의 스피드 업 가능성에 대해 "지금은 메카닉적인 면을 만지기 쉽지 않다. 체력이나 구속, 인터벌 문제 등이 있긴 하지만 시즌 끝난 후에 준비를 해야 한다. 일단은 지금 스타일 대로 신인으로서 너무 잘 해주고 있다. 선발 유형의 투수기 때문에 조금씩 평균구속이 좋아질 여지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의 완벽한 제구와 타이밍 싸움, 경기 운영능력에 스피드가 140㎞ 중반까지 오른다면?
윤영철이 리그를 지배하는 대투수의 후예로 자리잡는 건 시간 문제일 것 같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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