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수원 삼성에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중이고, 새로운 감독이 와서 승리를 했다. 그런 분위기여서 지금 테이블상 위치는 최고 높고 낮지만 그건 중요하지 않다." 혈전을 앞둔 홍명보 울산 현대 감독의 이야기였다.
"역습과 세트피스는 축구의 중요한 요소다. 그런 득점에는 행운이 작용된다. 준비를 더 철저히 해야 한다. 세트피스 득점을 한다면 좋은 흐름을 탈 것으로 생각한다." 김병수 수원 삼성 감독의 바람이었다.
홍 감독의 분석대로 난타전이었다. 김 감독의 바람도 현실이 됐다. 세트피스에서 2골이 나왔다.
울산이 6연승으로 선두 자리를 굳게 지켰다. 울산은 21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최하위 수원 삼성과 '하나원큐 K리그1 2023' 14라운드에서 3대2로 승리했다. 승점 37점(12승1무1패)을 기록한 울산은 나란히 승점 1점을 챙기는데 그친 2위 그룹인 FC서울, 제주 유나이티드, 포항 스틸러스(이상 승점 24)와의 승점 차를 13점으로 벌렸다.
반면 김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후 지난 라운드에서 첫 승을 챙긴 수원은 2연승과 함께 탈꼴찌를 노렸지만 2% 부족했다. 승점 8점(2승2무10패)으로 최하위에 머물렀다.
김 감독은 3-5-2 카드를 꺼내들었다. 투톱에 안병준과 염기훈이 위치했고, 미드필드에는 이기제 고승범 한석종 류승우 손호준이 늘어섰다. 스리백에는 박대원 한호강 장호익이 포진했다. 골문은 양현모가 지켰다.
홍 감독은 4-2-3-1 시스템을 내세웠다. 주민규가 원톱에 포진한 가운데 루빅손 이청용 황재환이 2선에 위치했다. 수비형 미드필더에는 박용우와 이규성이 호흡했고, 이명재 김영권 김기희 설영우가 수비를 책임졌다. 골키퍼 장갑은 조현우가 꼈다.
울산은 경기 시작 5분 만에 설영우의 크로스를 루빅손이 그림같은 발리로 화답, 선제골을 터트렸다. 기쁨은 잠시였다. 수원의 안병준에게 전반 8뷴 동점골을 허용했다. 안병준은 이기제의 프리킥을 침착하게 잡아 오른발로 골망을 흔들었다. 오프사이드 비디오판독(VAR)이 이어졌지만 그대로 골로 인정됐다.
울산이 주도권을 잡았다. 하지만 좀처럼 골이 터지지 않았다. 전반 25분 설영우의 왼발 슈팅은 크로스바를 강타했다. 전반 39분 이명재의 크로스를 루빅손이 헤더로 연결했지만 골은 다시 한번 골대에 막혔다.
울산의 리드를 다시 안긴 주인공은 김영권이었다. 그는 전반 40분 25m 지점에서 환상적인 중거리포로 골망을 흔들었다. 지난해 K리그에 둥지를 튼 김영권의 데뷔골이었다.
수원은 후반 시작과 함께 김태환과 이상민을 투입하며 전열을 재정비했고, 울산의 맹폭을 육탄 방어했다. 기다리던 동점골이 후반 16분 터졌다. 이기제가 그림같은 프리킥으로 골네트를 갈랐다.
홍 감독은 후반 30분 승부수를 던졌다. 마틴 아담, 엄원상을 투입했다. 후반 39분 희비가 또 한번 엇갈렸다. 이상민 볼 컨트롤 미스 후 걷어낸다는 것이 설영우의 발을 차버렸다. 페널티킥이었다. 100% 성공률을 자랑하는 마틴 아담이 결승골로 연결했다. 마침표였다.
홍 감독은 마지막 남은 수원 원정 무승 징크스도 털어냈다. 수원을 상대로 홈에선 4승1무지만 원정에선 2021시즌에는 1무1패, 지난해에는 1패를 기록했다. 올 시즌 마침내 무패를 끊고 첫 승을 신고했다. 수원=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