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항저우아시안게임을 향해 전진하던 '경남고 선후배'의 발걸음이 연일 비틀거리고 있다.
노시환(한화 이글스)은 29타수 무안타라는 데뷔 이래 최악의 부진에 봉착했다.
무안타 행진은 '진행형'이다. 노시환은 지난 5월 14일 SSG 랜더스전부터 21일 LG 트윈스전까지 단 한 개의 안타도 치지 못했다. 3할5푼9리까지 올랐던 타율이 삽시간에 3할 아래로 추락했다. 단 8일 사이에 무려 6푼7리를 까먹었다.
3할1푼6리 2홈런 10타점의 맹타를 휘두르던 4월, 홈런 6개를 몰아치며 커리어하이를 향해 거침없이 내달리던 5월초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다. OPS(출루율+장타율)은 아직도 0.885에 달하지만, 이 또한 최고점이었던 1.055에 비하면 타율 못지 않게 수직 낙하했다.
같은 기간 동안 볼넷 4개를 얻어냈지만, 병살타도 2개 기록했다. 특히 삼진이 8개에 달한다. 2021년 18개에서 지난해 6개로 급전직하했던 홈런 개수를 의식, 올해는 좀더 적극적, 공격적으로 타격에 임했다. 그 반작용을 뒤늦게 겪는 모양새다.
한동희는 올시즌 자신에게 밀어닥친 부진을 좀처럼 벗어던지지 못하고 있다. 프로 데뷔 이후 타격 성적을 착실하게 끌어올렸고, 지난해 4월에는 몬스터 모드도 보여줬다. 이제 잠재력을 터뜨려야하는 시점에 오히려 커리어 최대 위기에 봉착했다.
리그 대표 '총알타구'의 소유자지만, 발사각이 낮아 손해를 많이 봤다. 특히 한동희의 홈구장은 국내 최대 높이인 '6m 담장'이 버티고 있는 사직이다.
한동희는 비시즌 발사각을 높일 수 있는 타격폼을 연마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4월 월간타율 1할6푼9리, OPS 0.518은 커리어 로우에 가까운 수치다.
결국 4월말 즈음 타격폼을 되돌렸고, 타격 성적을 조금씩 끌어올리며 효과를 봤다. 하지만 최근 들어 수비가 흔들리면서 타격에도 영향을 준 모양새. 지난주 19타수 3안타에 그치면서 타율이 다시 2할1푼6리로 낮아졌다..
야구계는 두 선수 모두 타격폼이 무너지거나 선구안이 흔들리는 등 심각한 문제는 없다고 본다. 결국 불운이 거듭되면서 떨어진 타격감, 그리고 심리적인 문제가 원인이라는 것.
두 선수는 2020년 이후 확고한 라이벌리를 형성하고 있다. '영구결번' 이대호와 김태균의 후계자, 경남고 1년 차이 선후배, 같은 포지션에 오른손 거포라는 공통점이 있다. 둘중 확고한 우위를 잡는 선수는 최 정-허경민의 뒤를 이을 국가대표 3루수도 유력하다.
노시환과 한동희가 한꺼번에 비틀거리면서 아시안게임 대표팀 구도도 흔들리고 있다. 당초 노시환과 한동희라는 거포들의 존재감이 컸던 3루 자리지만, 문보경(LG 트윈스)이 2년 연속 좋은 활약을 펼치면서 새로운 후보로 급부상했다. 올시즌에도 3할 타율(3할5리)에 OPS 0.812라는 인상적인 성적을 기록중이다.
김휘집(키움 히어로즈) 역시 3루로 포지션을 고정하면서 공수가 안정됐다는 평가. 타율(2할5푼2리)는 다소 아쉽지만, 좋은 선구안을 바탕으로 OPS는 0.777의 준수한 수치를 기록중이다. 내야 전포지션이 가능한 멀티맨이라는 점도 플러스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