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스포츠조선 박재만 기자] '이게 바로 슈퍼 캐치' NC 김주원의 배트 중심에 정확히 찍힌 타구. 맞는 순간 담장 너머로 날아가거나 펜스를 직격할 것으로 예상됐던 타구를 몸을 날려 잡아낸 두산 우익수 조수행 슈퍼 캐치에 모두가 깜짝 놀랐다.
5월 21일 이후 10일 만에 선발 출장한 우익수 조수행의 몸을 날린 호수비에 무너질 뻔했던 선발 투수 곽빈이 활짝 웃었다.
NC 다이노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열린 31일 창원NC파크. 전날 패배를 설욕하기 위해 이승엽 감독은 23일 만에 부상에서 돌아온 곽빈을 선발 투수로 마운드에 올렸다.
2회말 2사 만루 위기를 맞은 두산 선발 곽빈. 루상에 가득 찬 NC 도태훈-서호철-권희동. 타석에 들어선 김주원은 두산 곽빈의 2구째 150km 직구가 가운데 한복판으로 들어오자 힘차게 배트를 돌렸다. 배트 중심에 정확히 맞은 타구. 마운드 위 곽빈은 장타를 직감했고, 타자 김주원은 멋지게 배트 플립 일명 빠던을 시전했다.
최소 2타점 이상을 예상했던 NC 벤치. 이때 두산 우익수 조수행이 날아올랐다. "딱"하는 타격 소리와 동시에 빠른 발로 어느새 펜스까지 달려온 조수행은 충돌도 두려워하지 않고 타구를 향해 몸을 던졌다. 점프 후 글러브를 낀 왼손을 뻗은 순간 김주원의 장타성 타구가 우익수 조수행 글러블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펜스와 충돌 후 그라운드에 떨어지는 순간까지 글러브 속 타구가 혹시나 떨어질까 봐 힘을 쥐고 있던 조수행은 글러브를 계속 머리 위로 올리고 있었다. NC 불펜 바로 앞에서 말도 안 되는 호수비를 펼친 두산 우익수 조수행의 슈퍼 캐치에 대기 중이던 NC 투수들은 좌절했다.
장타를 도둑맞은 타자 김주원은 머리를 감싸 쥐며 아쉬워했고, 실점은 예상하며 고개를 떨궜던 마운드 위 곽빈도 머리를 감싸 쥐며 믿기 힘든 수비에 놀랐다.
2사 만루서 마지막 아웃 카운트를 멋진 호수비로 마무리한 우익수 조수행은 무덤덤한 표정으로 3루 더그아웃을 향해 달려갔다. 마운드에서 내려온 선발 곽빈은 호수비로 실점을 막아준 조수행과 하이파이브를 나누며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NC는 앞선 1사 2,3루 득점 찬스에서도 서호철의 땅볼 때 3루 주자 마틴이 홈에서 잡히며 선취점을 올리는 데 실패했다.
2회 호수비로 만루 위기를 넘긴 두산은 3회 공격에서 상대 실책에 웃었다.
선두타자 정수빈의 평범한 내야 땅볼을 잡은 유격수 김주원이 송구 실책을 범하며 출루를 허용했다. 이후 조수행의 내야 땅볼 때 1루수 도태훈이 타구를 잡았다 놓치며 주자를 모두 살려주고 말았다. 두 차례 연속 실책이 나오자, 선발 이용준은 양의지에게 볼넷을 허용하며 무사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무사 만루에서 김재환을 병살 처리하며 아웃카운트 2개와 선취점을 맞바꾼 게 NC에 그나마 위안이었다.
한 이닝 차이로 두산은 호수비 NC는 실책 2개가 나오며 야구에서 수비가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준 장면이었다.
4회 선두타자 NC 마틴의 잘 맞은 타구에 또 한 번 몸을 날린 우익수 조수행은 슬라이딩하며 타구를 글러브 속으로 담아냈다. 선발 투수 곽빈은 모자를 벗은 뒤 손을 들어 올리며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부상 복귀전에서 두산 선발 곽빈은 4이닝 3안타 3볼넷 1사구 2탈삼진 1실점 최고 구속 152km를 기록하며 부상에서 완벽히 회복한 모습이었다.
경기 승패를 떠나 조수행이 이날 보여준 슈퍼 캐치는 23일 만에 부상 복귀전을 치른 두산 선발 곽빈에게 엄청난 힘이 됐다.
한편 두산은 2대2 동점 상황에서 역전 솔로포를 터뜨린 박계범의 결승타를 앞세워 1점 차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경기에서 승리한 두산 이승엽 감독은 호수비로 팀 승리에 힘을 보탠 조수행을 향해 엄지를 치켜세우며 칭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