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환적인 음색으로 대히트…보사노바 세계화에 결정적 역할
(상파울루·뉴욕=연합뉴스) 김지윤 통신원 고일환 특파원 = 보사노바 대표곡 '이파네마의 소녀'(Garota de Ipanema)를 부른 여성 가수 아스트루지 지우베르투가 별세했다. 향년 83세.
뉴욕타임스(NYT)는 6일(현지시간) 지우베르투가 전날 미국 필라델피아 자택에서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지우베르투의 며느리 아드리아나 마갈랴이스는 그가 소화불량을 호소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심장마비로 사망했다면서 "평화롭게 떠났다"고 전했다.
그는 1964년 발표한 '이파네마의 소녀' 한 곡으로 음악계의 신데렐라가 됐다.
보사노바의 명곡으로 꼽히는 이 곡은 지우베루트가 처음으로 녹음한 작품이었다.
전혀 검증되지 않았던 가수 지망생이었던 그가 뉴욕에서 이 곡을 녹음할 수 있었던 것은 미국의 재즈 색소폰 연주자 스탠 게츠와 공동 앨범을 만들던 남편 주어웅 지우베르투의 권유 때문이었다.
폭발적인 가창력과는 거리가 멀지만, 속삭이는 듯한 그의 음색에 감탄한 레코드 회사는 '이파네마의 소녀'를 싱글로 발매했고, 결국 100만 장 이상의 판매고를 올렸다.
이 곡이 담긴 앨범 '게츠/지우베르투'(Getz/Gilberto)는 그래미에서 '올해의 레코드'로 선정되기도 했다. 재즈 앨범이 그래미에서 올해의 레코드로 선정된 것은 '게츠/지우베르투'가 최초였다.
1940년 브라질에서 독일인 부친과 브라질인 모친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19세 때 남편을 만났지만, '이파네마의 소녀'로 세계적인 스타가 된 뒤 파경을 맞았다.
그는 연인관계가 된 게츠의 레코드 회사에서 본격적인 솔로 가수로서 앨범을 발표했지만, '이파네마의 소녀' 때의 성공을 재현하지는 못했다.
그는 2002년 마지막 앨범을 발매한 뒤 음악계에서 은퇴했다.
생전에 그는 자신이 발표한 앨범에 호의적인 평가를 하지 않았던 브라질 음악계에 상당한 불만을 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1960년대 중반 미국으로 이주한 이후 사망할 때까지 브라질에서 공연을 한 회수는 단 한 번뿐이었다.
지우베르투는 생전 인터뷰에서 '이파네마의 소녀'가 미국에서 대히트를 기록한 이유로 존 F. 케네디 대통령 암살 사건 직후라는 시대 분위기를 들었다.
그는 "당시 대중은 현실에서 벗어날 수 있는 몽환적인 로맨스가 필요했다"라고 언급했다.
속삭이는 듯한 그의 목소리가 대중의 요구와 맞아떨어졌다는 것이다.
kjy32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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