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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위,대구라는 자부심" 바셀루스 극장골X첫3연승,딸깍축구는 간절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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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널A로 가는 길, 버틸 힘을 얻었다."

대구FC 최원권 감독이 수원 삼성 원정에서 '짜릿' 극장승, 시즌 첫 3연승과 함께 리그 4위에 오른 후 '대구라는 자부심'을 전했다.

대구는 17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2023 하나원큐 K리그1 30라운드 수원 원정에서 후반 추가시간 바셀루스의 극장골에 힘입어 1대0으로 승리했다.

수원전 포함 윗물과 아랫물이 갈리는 스플릿 라운드를 단 4경기 남겨둔 시점, '2강' 울산, 포항을 제외한 중상위권 팀들에겐 매경기가 결승전인 절체절명의 승부. 이날 3위 광주가 4위 서울을 1대0으로 잡으며 승점 48점으로 치고나갔고, 전날 인천이 제주(승점35)를 잡고 승점 43으로 6위에 오르며 대구(승점 41)는 7위로 밀렸다. 4~6위 서울, 전북, 인천이 나란히 '43점 그룹'을 형성했다. 대구가 최하위 수원을 잡을 경우 깜짝 4위에 등극할 찬스. 하지만 지거나 비길 경우 7위에 머무는, 윗물 전쟁의 분수령이 될 승부처였다.

수원 역시 안방 승리가 절실했다. 전날 최하위였던 강원이 전북 원정에서 수중전 끝에 3대1로 승리하며 승점 3점을 따냈다. 승점 24점으로, 승점 22점 수원을 꼴찌로 밀어냈다. 안방에서 승점 3점에 사활을 걸었다.

이날 양팀 라인업은 변화가 많았다. '대구의 왕' 세징야는 갈비뼈 부상으로 결장했다. 에드가가 선발로 나왔다. 수원은 김보경이 7월 12일 포항전 이후 두 달여 만에 그라운드에 복귀했다. 양팀 스리백 조합도 바뀌었다. 대구는 '경고누적 결장' 조진우 대신 김강산을 투입했고, 수원은 ' 2001년생 유스' 이규석이 바셀루스 봉쇄를 명받았다. 리그 데뷔전이었다. 대구 중원에선 항저우아시안게임에 나서는 황재원 대신 장성원이 나섰고, 혹 제거 수술을 받은 오승훈 대신 최영은이 골키퍼 장갑을 꼈다.

전반, 양팀 모두 경기가 잘 풀리지 않았다. 수원은 대구의 수비벽에 막혀 빌드업이 이뤄지지 않았고, 세징야 없는 대구 역시 장기인 역습이 풀리지 않았다. 전반을 0-0으로 마쳤다, 수원이 후반 시작과 함께 이기제, 뮬리치, 웨릭포포를 동시 투입하며 승리 의지를 분명히 했다. 후반 10분 대구에 뼈아픈 장면이 나왔다. 웨릭포포를 팔꿈치로 가격한 대구 벨톨라가 레드카드를 받았다. 하지만 수원은 좀처럼 수적 우위를 살리지 못했다. 최근 5경기 2골에 그친 결정력이 문제였다. 오히려 후반으로 갈수록 위기에서 똘똘 뭉친 투혼의 대구가 살아났다. 그리고 후반 추가시간은 대구의 시간이었다. 바셀루스가 지친 이규석의 측면을 뚫어낸 후 필사적으로 밀어넣은 슈팅이 마침내 골망을 갈랐다.

대구가 드라마를 썼다. 세징야 없이, '원정', '수적 열세'라는 최악의 상황에서 시즌 첫 3연승을 달렸다. 빅버드는 "위아 대구" 함성으로 물결쳤다. 승점 44점의 대구가 울산, 포항, 서울에 이어 리그 4위에 우뚝 섰다. 수원은 승점 22점에 머물며 강원에 2점 뒤진 최하위를 유지했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최원권 대구 감독은 "끝까지 투혼을 발휘해준 우리 선수들이 자랑스럽다. 파이널A까지 버틸 수 있는 힘을 얻었다"는 소감을 전했다. "다음 경기는 포항이다. 한경기 한경기가 파이널A로 가는 결승전이다. 우리 선수들이 이 경기를 통해 버티는 힘을 받으면서 포항에 맞서 우리도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큰 수확이었다"라고 말했다. 10대11의 수적 열세에서 추가시간 수원보다 더 잘 뛰는 힘에 대해 "그것이 우리 대구의 힘"이라고 말했다. "역습 훈련을 많이 한다. 전반 5분이든, 90분이든 상관없다. 세포를 믿고 뛰어야 한다. 우리는 그 세포를 믿는다"고 힘주어 말했다. "바셀루스에서 지시한 것이 행동으로 보여달라는 것이었다. 말이 많다. 심판 핑계를 대길래 나는 핑계를 안좋아한다고 했다. 행동으로 보여달라고 했더니 행동으로 득점해줬다. 감사하다. 우리선수들이 잘한 것이다. 훈련도 정말 열심히하고 부족한 점이 있어도 한발 더 열심히 뛴 게 결과로 나온 것"이라며 흐뭇함을 표했다.

극장골의 주인공 바셀루스는 최원권 감독에게 감사를 전했다. "감독님께서 끝까지 기회를 노리면 골을 넣을 수 있다고 말씀해주셨다. 골 넣은 후 동료들, 팬들과 기쁨을 나눈 후 감독님께 달려갔다. 믿음을 주시고 신뢰를 주시는 부분에 감사를 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처음 한국에 도전하러 와서 적응기간이 필요했다. 감독님이 내 장점이 나오지 않는다며 좋은 잔소리를 많이 해주셨다. 처음엔 스트레스를 받았지만 발전할 수 잇는 부분이라 생각한다. 오늘과 같은 집중력, 정신력을 보여준 건 감독님의 좋은 잔소리 덕분"이라고 덧붙였다. "오늘 결승골은 큰 의미다. 우리가 4위까지 올라갔고 저희팀 분위기와 승리를 계속할 수 있는 원동력을 얻었다. 개인과 팀에게 큰 힘이 될 것같다"고 말했다. 승점 3점, 상위 스플릿 목표를 향한 간절함,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투혼, 서로를 향한 존중과 감사, 그리고 대구라는 자부심. 대구의 극장승은 여기에서 비롯됐다. 수원=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