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한동훈 기자] 참 얄궂은 시나리오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여름 이적시장에서 해리 케인(바이에른 뮌헨) 영입을 검토했다. 맨유 스카우트팀은 케인의 나이와 연봉, 이적료, 서비스타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영입을 반대했다.
케인도 처음에는 맨유행을 원했다. 하지만 맨유가 이렇게 나오자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했다.
그리고 바이에른과 맨유는 새 시즌 챔피언스리그 조별예선 1차전에서 만나게 됐다.
바이에른과 맨유는 21일(한국시각) 새벽 4시 독일 뮌헨 알리안츠아레나에서 2023~2024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A조 예선 1차전 격돌한다.
여름 이적시장을 한바탕 휘저은 '케인 사가(Saga)' 당사자들이 공교롭게 바로 격돌한다. 케인을 거른 맨유의 판단이 옳았을지는 이제 21일 아침이면 만천하에 공개된다.
사실 이미 대세는 바이에른 쪽으로 기운 분위기다.
맨유는 케인 영입에 실패한 것이 시즌을 망친 결정타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맨유는 장고 끝에 케인이 아닌 라스무스 회이룬을 데리고 왔다. 이 거래가 늦어지면서 맨유는 스트라이커 없이 개막을 맞이했다. 맨유는 5라운드까지 2승 3패, 승점 6점에 그쳐 13위다. 5경기 동안 고작 6골을 넣었다. 실점은 무려 10점이나 된다.
케인 대신 사온 회이룬은 아직 무득점이다. 물론 4라운드부터 출전해 2경기 밖에 되지 않았다. 더 지켜볼 필요는 있다.
케인을 구매한 바이에른은 분데스리가 4라운드까지 3승 1무 순항 중이다. 케인은 4경기에서 4골(1도움)을 몰아쳤다. 케인이 챔피언스리그에서도 맨유 침공에 앞장서며 득점포를 가동한다면 그야말로 1억파운드(약 1650억원)가 아깝지 않은 영입이 될 것이다.
'디애슬레틱'에 따르면 케인은 맨유에 대한 사적인 감정은 배제한 채 쉬운 승부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경계했다.
케인은 "맨유와 경기가 어떻게 될지는 시간이 말해줄 것이다. 바이에른이 나를 데리고 온 이유가 있다. 그들은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되찾고 싶어했다. 그것이 내가 여기에 있는 이유다. 잘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필승을 다짐했다.
한동훈 기자 dh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