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척=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최고의 선수, 또 만날 수 있을까?"
나이는 10살 차이지만, 한 집에서 먹고 자며 서로의 성장을 함께 했다.
다만 그 시기가 조금 달랐다. 한 명은 시즌 초에 강렬하게 빛났지만, 부상이 찾아왔다. 반면 다른 한 명은 그 빈자리를 채우며 폭풍 성장, 주전 한자리를 꿰찬데 이어 국가대표까지 뽑혔다.
롯데 자이언츠 안권수와 윤동희의 색다른 인연이다. 여기에 김민석까지, 세 사람은 홈구장인 사직야구장 근처에서 동거중이다. 셋 다 외야수다보니 공수에서 노하우를 주고받으며 함께 성장하는 계기가 됐다. 나이 차이는 10~11살 나지만, 안권수 특유의 쾌활함과 윤동희 김민석의 애띤 젊음이 어우러져 친구 같은 사이가 됐다.
안권수는 올시즌을 끝으로 일본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재일교포인 그는 법적으로 30세 이후 한국에 거주하려면 군복무를 마쳐야한다.
2020년 2차 10라운드에 두산 베어스의 지명을 받아 KBO리그에 발을 디뎠다. 그 사이 가능성은 보여줬지만, 주전을 꿰차진 못했다. 안권수의 사정을 알고 있던 두산은 지난 시즌 직후 그를 방출했다. 실력은 인정하지만, 제한시간이 있는 이상 그 자리에 유망주를 키우겠다는 계산이었다. 안권수는 롯데로 유니폼을 갈아입은 뒤 올 4월의 돌풍을 이끌었다.
팔꿈치 뼛조각 부상이 문제였다. 스윙폼도 바꾸고, 재활을 하며 통증을 줄이고자 노력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결국 팔꿈치 수술을 받았고, 예정보다 빠르게 복귀했다. 하지만 송구는 예전 같지 않고, 시즌 초의 타격감도 되찾지 못했다.
결국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받고 한국 생활을 연장한다는 실낱같은 시나리오는 실패했다. 이미 일본에 처자식이 있는 그가 미래에 대한 보장도 없이 한국 생활 연장을 위해 입대하는 것도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었다.
안권수는 이의리의 대체자로 긴급 선발된 윤동희에게 자신의 장갑을 선물했다. 이어 SNS에 "누구보다 노력한 최고의 선수, 잘하고 와. 또 만날 수 있을까?"라는 글과 함께 나란히 웃으며 찍은 사진을 올렸다.
23일 대표팀 첫 훈련이 열린 고척 스카이돔에서 윤동희를 만났다. 그는 "작별인사를 하더라. 내가 '아니 형 유폼도 아니고, 이걸 왜 주는 거에요?'라고 물어봤다. 그랬더니 '갔다오면 아예 못 볼수도 있으니까 가져가라. 너 오면 일본에 있을 수도 있다'고 하더라고요"라고 설명했다.
아시안게임 야구 결승전과 3,4위전은 다음달 7일 열린다. 귀국 후에도 정규시즌이 남아있을 전망. 때문에 윤동희는 "갔다와도 볼 수 있어요 형. 너무 혼자 이별하지 마요"라며 웃었다.
"이런 장갑은 쓰는 거 아니다. 부적처럼 잘 갖고 있으려고 한다. 올해 권수 형한테 너무 많이 배웠다. 정말 좋은 선배고 형이다. 나도 헤어짐이 많이 아쉽다."
고척=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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