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국제대회 연속 우승 달성에는 실패했지만, 미래의 희망은 확실하게 확인했다.
2023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이 19일 일본의 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일본은 2017년 1회 대회에 이어 2대회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한국은 1,2회 모두 준우승으로 마쳤다.
이번 대회는 24세 이하(1999년 1월 1일 이후 출생) 또는 입단 3년차 이내(2021년 이후 입단) 선수와 함께, 29세 이하(1994년 1월 1일 이후 출생) 와일드 카드 3명까지 참가가 가능했다.
대회의 성격이 명확했다. 아시아권 젊은 유망주 선수들의 무대. 청년 선수끼리 맞붙어 미래 성장의 자양분이 되길 바랐다.
한국은 차세대 에이스 발굴이라는 명확한 성과를 얻어냈다.
류중일 대표팀 감독은 일찌감치 '우승'보다는 '경험'을 거듭 강조해왔다. 자칫 성적을 내기 위해 무리한 경기 운영을 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류 감독은 "이번 대회는 2024년 프리미어12, 202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더 나아가 2028년 LA 올림픽에 주축으로 성장할 선수를 만드는 기회"라고 했다.
일단 확실한 선발 투수는 발견했다. 류 감독은 소집 훈련 중 "우리가 총 4경기니 (선발투수들이) 한 경기만 맡아주면 된다. 문동주과 곽빈 원태인 이의리 오원석 최승용이 선발 요원인데 훈련 과정을 지켜봐서 가장 컨디션이 좋다고 생각하는 선수부터 넣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첫 테이프는 문동주가 끊었다. 대만, 일본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약체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한국은 호주를 상대로 어렵게 경기를 했다. 첫 경기였던 만큼 타선의 감도 제대로 올라오지 않았다. 문동주는 타선의 지원을 제대로 받지 못했지만, 5⅔이닝 2실점으로 마운드를 지켰다. 한국은 결국 연장 승부치기로 호주를 제압했다.
'숙명의 라이벌' 일본전. 좌완 이의리가 나섰다. 지난 9월 항저우아시안게임 대표팀 엔트리에 포함됐지만, 소집 직전 손가락 물집 부상을 이유로 낙마했다. 일본 타선을 6이닝 2실점으로 막았다. 일본전 퀄리티스타트(선발투수 6이닝 이상 3자책저 이하) 피칭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 이후 15년 만이다.
일본에게 1대2로 패배하면서 결승 진출을 위한 관문인 대만과의 준결승전에는 원태인이 선발 등판했다. 5이닝 1실점으로 호투를 하면서 6대1 승리의 발판을 놓았다. 타선도 일찌감치 터지면서 결승 진출을 이끌었다.
대망의 결승전. 선발투수는 곽빈이 낙점됐다. 사연이 많았다. 항저우아시안게임 대표팀으로 선발됐지만, 등 담 증세로 한 경기도 나서지 못했다. 곽빈은 APBC에서 항저우의 아쉬움을 털어내겠다는 의지가 강렬했다.
기대 이상으로 완벽하게 일본타선을 잠재웠다. 5회말 4번타자 마키 슈고에게 던진 커브가 가운데 몰리는 실투가 돼 홈런이 된 게 '옥에 티'였다. 그러나 곽빈은 5이닝 동안 홈런 이외 실점 없이 마운드를 지켜냈다.
선발진 뿐 아니라 불펜으로 나온 선수 역시 크게 무너지지 않고 마운드를 지키면서 차기 '투수 야구'를 기대하게 했다.
이바타 히로카즈 일본 대표팀 감독은 "한국과 2경기를 했는데 승부는 우리가 이겼지만, 아주 작은 차이였다. 한국이 두 경기 다 이겼어도 좋았을 거다. 타자는 날카로운 스윙을 했다. 우리가 배울 부분도 많았다. 투수도 제구가 좋고 카운트에서도 변화구를 던졌다"고 이야기했다. 특히 한국 선발투수에 활약상에 주목했다. 이바타 감독은 "한국 선발투수 4명 구속이 다 시속 150㎞가 넘었다. 이렇게 젊은데 훌륭한 선수를 4명 데리고 온 건 앞으로 더 무섭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경계의 시선을 보냈다.
원태인도 "우리 투수가 발전했다는 걸 느꼈다. 향후 몇 년 뒤에 이 멤버로 만나면 자신감 있게 할 수 있을 거 같다"고 자신했고, 문동주는 "우리도 이런 큰 경기에서 계속 많이 던지다 보면 분명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벤치에 앉아서 보는 것만으로도 많은 도움이 됐다"라며 성장을 다짐했다.
APBC가 막을 내렸지만, 미래의 국가대표를 위한 시간은 이어질 전망.
류 감독은 "다들 어리기도 하고 선수 구성도 바꿨다. 처음에는 어색함이 있었지만, 대회를 치르면서 분위기가 좋아졌다. 주장 김혜성이 선수들을 잘 이끌어줬다. 만약 전임 감독제가 도입된다면 대회 때 뿐 아니라 자주 모여서 훈련과 경기를 해야 한다. 전임 감독이 누가될 지 모르지만 자주 모였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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