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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더 좋아지는 시즌" 패배도 못 막는 황희찬, 풀럼전 '공식 MOM'+팀 평점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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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현석 기자] 황희찬이 패배에도 불구하고 경기 최우수선수와 팀 내 평점 1위를 휩쓸었다.

울버햄턴은 28일(이하 한국시각) 영국 런던 크레이븐코티지에서 열린 2023~2024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3라운드 풀럼과의 맞대결에서 2대3으로 패했다. 울버햄턴은 이날 패배로 팀 순위를 12위에서 끌어 올리지 못했다. 반면 풀럼은 승점 15점 고지에 오르며 울버햄턴과 크리스털 팰리스에 골 득실에서만 밀린 14위에 자리했다.

주전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황희찬은 전반 13분 페널티박스 아크 정면에서 오른발 슛으로 골대를 때리며 좋은 경기력을 예고했다. 후반 30분에는 직접 득점까지 만들었다. 페널티박스 안에서 공을 지켜내는 과정에서 페널티킥을 직접 얻어냈고, 이를 깔끔하게 마무리하며 리그 7호골을 집어넣었다. 하지만 아쉽게도 팀의 패배를 막지는 못했다.

울버햄턴은 전반 7분 만에 알렉스 이워비에게 실점하며 경기를 끌려갔다. 윌리안의 패스를 받은 안토니 로빈슨이 울버햄턴 박스 안에서 컷백 패스를 통해 슈팅 기회를 만들었고, 이워비의 슈팅이 골망을 흔들었다.

역습으로 반격에 성공했다. 전반 22분 넬손 세메두의 돌파를 통해 풀럼 박스 근처로 전진한 울버햄턴 공격진은 벨레가르드의 크로스가 마테우스 쿠냐의 머리에 정확히 연결되며 헤더 득점으로 마무리됐다.

전반을 동점으로 마친 두 팀은 후반전에도 난타전을 이어갔다. 후반 14분 세메두의 파울로 페널티킥을 얻어낸 풀럼은 윌리안이 이를 제대로 밀어 넣으며 앞서나갔지만, 후반 30분 황희찬의 활약에 이은 페널티킥으로 경기의 균형이 다시 맞게 됐다.

무승부로 마무리되는 듯한 승부는 후반 막판 VAR 판독에 이은 페널티킥으로 결과가 갈렸다. 후반 추가시간 주앙 고메스의 다리에 해리 윌슨이 걸려 넘어졌고, 주심이 VAR 판독까지 거치며 확인한 결과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게리 오닐 감독은 판정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반응이었지만 주심의 판단은 뒤집히지 않았다.

윌리안이 키커로 나서서 페널티킥을 마무리하며 풀럼이 승기를 잡았고, 울버햄턴은 남은 추가시간 분전했지만, 다시 동점골을 기록하지는 못하며 결국 패배했다.

울버햄턴은 지난 토트넘전 극적인 역전승의 기세를 이어갈 기회를 잃으며 아쉽게 풀럼전을 마쳤지만, 황희찬은 다시 공격포인트 생산을 재개하며, 팀의 패배에도 활약을 인정받았다.

프리미어리그 사무국은 이날 경기 후 팬 투표를 통한 경기 최우수선수 선정에서 황희찬이 경기 최우수선수로 뽑혔다고 발표했다. 황희찬은 풀럼의 승리를 이끈 윌리안까지 제치고 이번 경기 주인공으로 선정되며 공격에서 얼마나 인상적이었는지를 짐작하게 했다.

언론들의 호평도 이어졌다. 영국 데일리 익스프레스는 울버햄턴과 풀럼전의 경기에서 울버햄턴 선수들의 경기를 종합적으로 평가하며 '황희찬과 쿠냐가 답답한 패배에도 앞장섰다'라고 전했다.

데일리 익스프레스는 중요한 세이브를 여러 차례 기록했던 조세 사 골키퍼, 쿠냐, 장-리크너 벨레가르드와 함께 황희찬에게 최고 평점 7점을 부여했다.

데일리 익스프레스는 '황희찬의 시즌은 점점 더 좋아지고 있다. 전반전에는 골대를 맞췄고, 전방에서 지치지 않고 움직였다. 페널티킥을 위해 도박을 했던 행동은 팀 림의 파울을 영리하게 끌어냈고, 그는 페널티킥도 처리했다'라며 황희찬의 경기 활약상에 대해 설명했다. 독일 유로 스포르트도 울버햄턴 내 모든 선수들에게 7점 미만의 평점을 부여하면서도 황희찬에게는 7점을 부여하며 경기 최고의 활약을 선보인 선수로 꼽았다.

통계매체들의 수치에서도 팀 내에서 독보적이었다. 통계매체 풋몹은 황희찬에게 평점 8.2점을 부여했다. 울버햄턴 내에 황희찬 외에 8점을 넘는 선수는 없었으며, 승리팀인 풀럼에서도 황희찬보다 높은 평점을 기록한 선수는 윌리안과 이워비 뿐이었다. 소파스코어도 황희찬을 평점 7.6점으로 평가했는데, 이 점수 또한 울버햄턴 내 최고점이었다.

황희찬의 활약이 이어질수록 울버햄턴은 앞으로 그에게 의지하는 부분이 더 커질 전망이다. 황희찬은 올 시즌 개막 직후 첫 두 경기에서 교체로 출전했음에도 이른 시점에 시즌 첫 골을 터트렸다. 리그 2라운드 브라이턴전에서 교체로 출전해 득점포를 기록하며 오닐 감독의 계획에 포함되기 시작했다. 이후 에버턴전 부상을 당하며 팬들을 불안에 떨게 하기도 했지만, 4라운드 크리스털 팰리스를 상대로 큰 문제 없이 출전해 다시 한번 골문을 갈랐다.

리버풀전부터는 득점 행진이 이어졌다. 리버풀전 전반 7분 선제골에 이어 리그컵 3라운드 입스위치전, 맨체스터 시티전, 애스턴빌라전, 본머스전, 뉴캐슬전, 셰필드 유나이티드전까지 무려 6경기 연속 공격포인트 적립에 성공했으며, 맨시티전에서는 별명까지 얻었다. 당시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경기 전 기자회견에서 황희찬의 이름을 기억해내지 못하며 '코리안가이'라고 지칭했는데, 맨시티전에서 황희찬이 극적인 역전골을 넣으며 황희찬의 새로운 별명으로 자리 잡게 됐다.

동료들의 호평도 이어지고 있다. 황희찬과 공격진에서 호흡을 맞추는 쿠냐는 최근 인터뷰에서 "네투는 좋은 선수다. 이번 시즌 매우 좋은 수준에 있다. 네투뿐만 아니라 (황희)찬도 그렇다. 그들이 이 수준을 유지하고 더 많은 도움을 주기를 바란다"라며 황희찬을 호평했다.

게리 오닐 울버햄턴 감독은 황희찬의 뛰어난 활약이 그의 능력에서 비롯됐다고 인정하기도 했다. 오닐 감독은 "가장 중요한 것은 그의 득점이고, 두 번째는 게임과 구조에 대한 그의 이해와 우리가 어떻게 하는지에 대한 이해다. 그는 내가 요청하는 것에 대해 정말 좋은 지능을 가졌다. 새로운 전술을 구현하려고 할 때 도움이 된다"라고 칭찬했다.

이어 "경기장에서 빠르게 상황을 이해하고 공격을 하나로 엮어낼 수 있는 사람이 중요한데, 황희찬은 바로 그런 사람이다. 정말 침착하고, 득점을 하기 위해 올바른 자리에 도착하는 본능을 보여준다"라고 설명했다.

울버햄턴 역사에도 이름을 남겼다. 통계업체 옵타는 이번 풀럼전 이후 공식 SNS를 통해 '황희찬은 울버햄턴 소속으로 프리미어리그에서 15골을 넣은 7번째 선수다'라고 전했다. 황희찬 이전에는 케빈 도일(2011년), 스티븐 플레처(2011년), 맷 자비스(2012년), 라울 히메네스(2019년), 디오구 조타(2020년), 후벵 네베스(2022년)가 15골을 기록한 바 있다.

황희찬은 이미 지난 뉴캐슬전에서는 울버햄턴 홈구장 6경기 연속골에 성공한 최초의 선수로 팀 역사에 이름을 남기기도 했다. 지난 시즌 마지막 홈경기 에버턴전을 시작으로 브라이턴, 리버풀, 맨시티, 애스턴 빌라, 뉴캐슬까지 6번의 홈 경기에서 모두 득점에 성공했고, 황희찬도 기록 달성 후 "이런 기록을 달성하게 된 건 울버햄턴 선수로서 큰 영광이다. 앞으로도 더 많은 득점을 하고 싶다"라고 소감을 밝혔는데, 이번 풀럼전에서 다시 득점포를 가동했다.

이현석 기자 digh1229@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