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LG 트윈스의 가장 큰 구멍을 메우며 29년만에 우승에 일조한 이는 다름아닌 대주자 요원이었다.
바로 신민재. 아무도 그를 2루수 주전 후보로 꼽지 않았다. 발이 빠른 선수라 대주자, 대수비 요원으로만 생각을 했었다. 당연히 대주자, 대수비로만 출전을 했었다.
2019년에 도루 10개를 기록하기도 했으나 도루 실패도 8개나 됐다. 발이 빠르긴 했지만 스타트가 그리 좋은 편이 아니었다. 2020년엔 도루 8개를 성공하고 실패는 2번 뿐으로 성공률이 80%로 좋아졌으나 갈수록 기회는 줄어들었다. 2021년 32경기에만 나갔고, 지난해엔 14경기에 그쳤다. 2군에서 더 많이 뛰었다.
2군에서 꾸준히 출전한 것이 오히려 신민재에겐 약이 됐고, 그것이 2023년 LG 우승에 맞는 퍼즐 조각이 됐다.
새로 부임한 염경엽 감독이 빠른 대주자를 찾았다. 경기 후반 접전에서 1점을 낼 수 있는 선수가 필요했던 것. 그래서 신민재가 다시 1군에 올라올 수 있었다.
그렇게 대주자로 출발한 2023시즌. 그런데 뜻밖에 기회가 왔다. 주전 2루수 서건창이 부진으로 2군으로 내려갔고, 손호영도 부상으로 빠졌다. 김민성이 계속 주전 2루수로 나설 수도 없는 상황이 됐고, 신민재에게 출전 기회가 주어졌다. 신민재는 빠른 발을 이용해 안타를 하나씩 만들어냈고 그렇게 조금씩 기회를 늘려나갔다. 그러다보니 어느새 2루수 주전이 돼 있었다. 5월 21일 잠실 한화전부터 선발 출전을 한 신민재는 그렇게 LG의 2루수가 됐다.
수비가 약하다는 평가도 있었다. 하지만 출전을 계속 이어가면서 수비도 좋아졌다. 빠른 발을 이용한 폭넓은 수비로 유격수 오지환과 함께 내야를 책임졌다.
8월말까지 타율 3할1푼2리를 기록하면서 도루까지 늘려가며 도루 1위를 달렸다.
하지만 처음으로 주전으로 풀타임 출전을 하다보니 체력이 떨어졌다. 9월 이후 타율이 2할4리로 떨어졌고, 우승을 확정된 이후엔 부상으로 시즌 아웃되며 도루왕 경쟁에서도 밀려 두산 정수빈에게 1위를 내주고 2위에 만족해야 했다.
올시즌 타율 2할7푼7리, 78안타, 28타점 47득점 37도루를 기록했다. 한국시리즈에서는 타율 1할6푼7리(18타수 3안타)에 머물렀지만 안정적인 수비로 팀 승리를 도왔고 5차전서 9회초 배정대의 타구를 잡아내며 마지막 우승 아웃카운트를 잡아냈다.
내년에도 신민재는 주전 2루수로 출발한다. LG의 2루수에겐 한(恨)을 풀어줄 숙제가 있다. 바로 골든 글러브다. LG 2루수의 마지막 골든 글러브 수상자는 바로 29년전인 1994년 우승 때의 2루수인 박종호다. 3루수도 1994년 한대화가 마지막 수상자.
올해 1루수 오스틴 딘이 서용빈 이후 29년만에 1루수 골든 글러브를 수상하며 29년의 한을 풀어줬다. 내년이면 이제 30년이다. LG의 큰 고민인 2루수 숙제를 풀어낸 신민재가 이제 골든글러브까지 잡을 수 있을까. 마침 2년 연속 골든글러브를 받은 김혜성이 내년엔 유격수로 돌아가고 싶다는 뜻을 비쳐 신민재를 비롯한 2루수들에겐 기회가 왔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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