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손흥민(토트넘)의 이전 소속팀은 과거 '절대 우승을 하지 못하는 팀'이라는 의미에서 '네버-쿠젠'(Never+Leverkusen)으로 불렸다.
독일 분데스리가, UEFA 챔피언스리그 등의 대회에서 툭하면 준우승을 차지하면서 생긴 별명이다.
레버쿠젠은 이름만 대면 다 아는 유명구단이지만, 놀랍게도 역사상 단 한 번도 분데스리가를 제패한 적이 없다. 1996년 이후 분데스리가에서 총 5번 2위에 머물렀다.
미하엘 발락을 앞세운 2001~2002시즌엔 분데스리가, DFB포칼,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준우승 트레블'을 달성하는 오명을 썼다.
1990년대 이후 유일한 우승 트로피는 손흥민이 태어난지 1년 뒤인 1993년에 들어올린 DFB 포칼이다. 손흥민 역시 2013년부터 2015년까지 레버쿠젠에 몸담았지만, 트로피를 구경하지 못했다.
그랬던 레버쿠젠이 '천재 미드필더'였던 사비 알론소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긴 뒤 전혀 다른 팀으로 변모했다.
이제 '네버-쿠젠'의 의미를 '절대 우승을 하지 못한다'에서 '절대 패하지 않는다'로 바꿔야 할 듯 싶다.
레버쿠젠은 이번 2023~2024시즌 현재 리그와 각종 컵대회를 포함해 무려 37경기 연속 무패를 기록 중이다.
리그 25경기에서 21승4무, 승점 67점을 따내며 11연패 중인 바이에른 뮌헨을 승점 10점차로 따돌리고 단독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우승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이다.
15일(한국시각)에 열린 UEFA 유로파리그 16강 토너먼트에선 무패 기록이 깨질 위기를 기적처럼 넘기고 8강에 올랐다.
1차전 카라바흐 원정에서 가까스로 2-2로 비긴 레버쿠젠은 이날 홈구장 바이 아레나에서 열린 2차전에서 후반 13분과 22분 각각 압델라 주비르와 주니뉴에게 연속 실점하며 탈락 위기에 내몰렸다. 후반 18분 상대 풀백 엘빈 카파굴리예프의 퇴장으로 수적 우위를 점한 레버쿠젠은 후반 27분 제레미 프림퐁의 골로 1골차로 추격했다. 그리고 후반 추가시간, 후반에 교체투입한 조커 패트릭 쉬크가 영웅으로 우뚝 섰다. 추가시간 3분 슬라이딩 슛, 7분 헤더로 각각 동점골과 역전골을 잇달아 퍼부은 것이다.
이로써 레버쿠젠은 기적과도 같은 역전승으로 합산 스코어 5-4를 만들며 8강 진출에 성공했다.
DFB 포칼에서도 4강에 진출한 레버쿠젠은 '준우승 트레블'이 아닌 구단 역사상 첫 '우승 트레블'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알론소 감독은 "오늘 최고의 경기력은 아니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마음과 열정으로 승리했다"고 기어이 경기를 뒤집은 선수들의 정신력을 칭찬했다.
레버쿠젠을 포함해 8강 진출팀이 모두 가려졌다. 리버풀, 웨스트햄, AC밀란, AS로마, 올랭피크 마르세유, 벤피카, 아탈란타 등이 우승을 향한 전진을 이어간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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