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계속해서 미안하다고 하셔서…."
문현빈(20·한화 이글스)에게 지난 2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개막전은 악몽과 같았다.
한화의 선발 투수는 12년 만에 돌아온 류현진의 컴백 무대. 지난해 챔피언 LG를 맞은 한화는 이길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카드를 꺼냈다.
하필 가장 중요한 첫 경기에 대형 사고가 나왔다. 2-2로 맞선 4회 2사 1루. LG 신민재가 2루수 쪽 땅볼을 쳤다. 발 빠른 타자주자를 의식한 문현빈이 먼저 일어서다 타구를 뒤로 빠트렸다. 이닝 종료가 될 상황이 2사 1,3루로 이어졌고, 결국 연속으로 안타 3방으로 2점을 추가실점 했다. 류현진은 결국 이닝을 마치지 못한 채 마운드를 내려왔다.
'2년 차' 문현빈의 멘털이 흔들릴 수밖에 없었던 상황. 이닝이 끝나고 들어온 문현빈을 류현진이 불러세웠다.
류현진은 "못 막아서 미안하다"며 "고개 들어라"라고 했다. 류현진은 "한 번 실책이 대량 실점으로 이어져서 기죽어 있을까봐 그랬다"고 설명했다. 최원호 한화 감독도 "143경기가 남았으니 편하게 하라"며 문현빈을 다독였다.
류현진의 한 마디는 흔들리던 문현빈을 깨웠다.
다음날인 24일 LG전에서 문현빈은 1-1로 맞선 5회초 무사 2루에서 적시타를 날렸다. 시즌 첫 승 결승타였다.
24일 경기를 마친 뒤 문현빈은 "개막전이고 첫 경기에서 이겨야한다는 생각이 있어서 긴장한 것도 있는 거 같다. 잘하려고 하다보니 몸도 흥분했던 거 같다"라며 "(류)현진 선배님께서 계속 자기가 못 막아서 미안하다고 하셨다. 그 말 때문에 내가 더 미안했다. 그 실책으로 팀 분위기가 기울었다고 생각했다. 나 스스로 분했던 경기다. 선배님, 코치님 모두 '오늘은 오늘이고 내일 경기가 있다'고 말씀해주셔서 자신감을 가질 수 있게 됐다"고 했다.
동료의 '기살리기' 속에 마음을 다잡은 문현빈은 "만회한다는 생각보다는 더 자신 있게 들어갔다. 개막전 같은 경기를 한다면 나도 마이너스고, 팀을 대표하는 주전으로서 그런 모습을 보여주면 안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더 자신감 있게 경기에 임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빨리 잊고 다음 것을 준비하려고 했다. 실수를 해서 기분이 안 좋고, 잘쳐서 기분이 좋다기 보다는 많은 경기가 있다보니 다음 경기에 집중하는 게 좋다고 선배님들께서도 말씀해 주셨다. 일희일비하면 안 된다고 강조해주셔서 다음 경기에 더 집중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비록 개막전에서 실책이 나왔지만, 문현빈은 더욱 단단해졌다. 문현빈은 "첫 경기에 (실책이) 나와서 다행이다. 이번 시리즈를 통해서 많이 배운 거 같다. 작년에도 개막전에서는 뛰었지만, 수비 스타팅으로는 처음 나갔다. 많이 배웠다. 이번 일을 계기로 마음가짐 등이 성장한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잠실=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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